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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며

이상명(평창올림픽유치초대특위위원장, 전 강원도 의원)


                                                                 

                                                                         










이 상 명

평창올림픽유치초대특위위원장, 전 강원도 의원




현재까지 우리는 대통령선거를 19번 했고 국회의원 선거는 415일이 21번째다.

선거 때면 경험하고 허탈해 하는 국민들 중 한 사람으로

이번에는 좀 나아졌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잘 살펴보지만

역시 이번에도 국민에게 여야를 불문하고 실망을 안겨준다.

1948년 이후 하나같이 선거 때만 되면 겪는 북새통을 국민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막걸리, 고무신 선거에서 시작하여 법이 아무리 막아도,

부정선거의 수법은 하나도 변함없고 오히려 법을 비웃듯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선거 운동하는 거리풍경을 보면, 매연을 뒤집어쓰며 지나가는 차량에 90도 인사를 하고,

골목골목 다니며 바쁜 상인에게 악수를 청하는 풍경이 주먹 인사로 바뀌고,

유세차량을 동원하여 목청껏 확성기로 외치고,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방법이 진화했을 뿐

 그 수단은 대동소이하다 할 것이다.

 

선거운동 방법도 변한 것이 없지만 막걸리 집에서 상대를 비방하던 시대가 가고

모든 국민이(나름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지혜을 갖춘) 지켜보고 있는 면전에서

상대를 비방하고 인신공격도 마다않는 풍경을 보며 국민은 씁쓸함을 느낀다.

오손도손 술자리 시작했던 비방이 공개적인 비방이 되고, 좁은 지역구 안에서

선거가 끝나면 당락에 관계없이 불목하여 적대시하고,

그 가족이 선거운동원까지 서로를 대면조차 꺼리는 사회가 되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상대편을 비방해야 이기고 약점을 잡아 언론에 보도를 해야 이기는 세상이 되어,

후보자 당사자들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그 가족 운동원까지

상대편 잘못을 집어내기 위해 밤잠을 안자고 캐고 다니는 선거판에

개탄하지 않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국민도 이제는 옳고 그름을 알고

토론회만 봐도 그 인격이나 인간성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옛날 문맹시대의 국민이 아니고

이제는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하며

뉴스의 진위까지 분별력 있게 보는 국민들에게 아직도 비방과 음해가 먹힌다고 생각하면

후보자들이 크게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90%이상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지역도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국가와 국민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고

이번 선거부터는 18세 이상 투표를 실시하니

그들도 젊은 피를 가지고 있어 판단에 날카로움이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정당 자체도 깨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은 선진국을 보라.

수십 년간 동일한 전략과 동일한 공약과 동일한 방법으로 선거를 치르고 상대방을 비난하더라도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네거티브를 하지,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과 흠집 내기로 일관하는 국가가 있는지?

국민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다. 이 때만 국민을 속이면

4년이 무난하게 가던 시절은 국민 스스로가 청산하고 비판해야 한다.

 

토론회라는 방송을 시청하다가 중간에서 꺼버리고 싶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쩌면 저럴 수가 있나 하는 정도의 토론이 되고

 경쟁하듯 상대를 비방할 때는 국민은 갑갑해지고 고구마 먹고 체한 기분을 느낀다

 국민 앞에서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실망을 한다.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아 섭섭함도 있고, 국민의 수준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선진국의 토론회를 보면 유머와 위트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당과 본인 후보의 뜻을 확실히 전달하며

상대의 약점도 악에 바친 고성의 성토가 아닌 표현으로 잘만 하는데

 우리는 왜 이리 진흙탕 싸움을 해야만 할까?

 

어느 분의  선거란 덜 나쁜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고 선거에 불참하면 가장 나쁜 사람이 선출되게 된다.’ 는 

말씀은 우리나라 현실을 가장 잘 나타낸 말이라 생각한다.

언제쯤 우리도 수준 있는 후보가 수준 있는 토론을 하고,

 이들이 모여 수준 있는 정치를 하는 정당들을 보게 될까? 진정 그런 날은 오지 않는 것일까?

후보자도 중요하지만 유권자 또한 수준 있는 선택을 하는 수준 높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나는 여, 너는 야,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하고 좋은 일이든, 잘하는 일이든 잘 못하는 일이든,

마음속에 이미 결정한 바에 맞도록 각색을 하고 변형을 시켜

내말이 옳다며 억지를 쓰는 국민들이 있는 한,  

후보자가 올바르도록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치인은 어차피 편을 나누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국민이 똑똑해져야 한다.

국민이 사리분별을 해야 엉터리 정치인이 발을 못 붙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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