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액센츄어는 세계경제포럼과 함께 폐기물에서 부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앞으로 250년간 지구촌은 순환경제로 전환하며 글로벌 생산 및 소비 방식에서의 대변혁을 경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의 경제 성장 모델인 ‘채취-제조-폐기’의 선형경제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순환경제로 전환은 기업에는 지속 성장의 돌파구로, 기후위기 지구와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순환경제란 무엇인가?
지금껏 자본주의 시스템은 ’선형경제(Linear Economy)’ 방식이었다. 자원을 취득(take)해 제품을 생산(make)하고 소비(consume)된 제품을 폐기(dispose)하기까지의 과정을 직선으로 이해한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새 화두인 ‘순환경제’는 제품의 전체 주기 안에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원의 투입 및 낭비, 배출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즉 순환경제는 생산부터 판매, 소비, 폐기 등 경제 모든 과정에서 순환성을 높여 폐기물을 줄이고 폐기물을 원료로 해 다시 생산에 투입하는 것이다. 순환경제가 이뤄지면 제품을 더 오래 소비할 수 있는 내구성 있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플라스틱 같은 화석원료 기반 제품은 화석연료로 재순환된다.
환경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생성되는 도시 고형폐기물은 매년 20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처리·폐기하는 과정에서 16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특정 산업에 순환경제 원칙을 적용하면 2050년 기준 93억 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순환경제는 혁신과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2030년까지 4조 5,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
▶순환 공급망 모델 - 기업의 공급망에 투입되어 버려지는 자원과 에너지에 초점을 둔다. 순환 디자인을 통해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가 재생 자원, 재생에너지 혹은 회수 가능한 자원을 사용하여 설계 혹은 생산되어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신제품의 개발 단계에서 부터 이를 고려할 수도 있고 기존 제품의 설계 방식을 다시 들여다볼 수도 있다.
▶회수 및 재활용 모델 -순환 공급망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궁극적인 형태는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을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서 설계 - 제조 공정에 투입된 자원과 에너지를 폐기 단계까지 100% 추적하는 데 있다. 자원이 다시 순환하기 위해서 기업은 공급 사슬망이 아니라 시장에 나가 있는 모든 자원에 대해 추적하며 이를 폐기 단계까지 관리하여 다음번 제조의 투입 자원으로 계획하거나 필요한 경우 자연으로 자원을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
▶제품 수명 연장 모델- 제품과 서비스가 재생 자원 및 에너지로 구성되도록 잘 설계하는 일과 제품과 서비스가 폐기된 이후 자원을 잘 회수하는 일은 모두 제품과 서비스의 수명 주기 전후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설계와 폐기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손에서 지속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느끼고 지속해서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버려지는 제품의 수명 주기와 함께 버려지는 자원과 폐기물의 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유 플랫폼 모델 - 버려지는 수명 주기와 함께 제품의 수명 주기 중 '사용' 단계에서 간과되는 것이 바로 버려지는 역량이다. 집이나 차 등 많은 사람이 소유하지만 24시간 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그 상태에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게 만든다.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고정적인 유지보수 비용과 에너지 및 유틸리티 사용 비용은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하여 발생한 비즈니스 모델이 흔히 알고 있는 공유 플랫폼 모델 혹은 공유 경제모델이다.
▶서비타이제이션 - 앞서 설명한 네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제품과 서비스의 소유권을 고객이 아닌 기업에 두는 데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전체 제품 수명 주기를 따라 기업에 두면 해당 기업은 시장 내에 있는 모든 자원과 에너지에 대해 100%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제품이 폐기된 이후 폐기물에 대한 추적으로 이어지게 되고,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고객의 제품 사용을 추적하여 제품에 추가 서비스나 수명 주기를 늘리기 위한 각종 업그레이드 및 유지보수 서비스로 이어지게 된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 해당 제품이나 자산을 공유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의 지위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고객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경험을 받게 되고 이에 상승하는 재화를 지급하는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 제품이나 자산의 소유권이 고객에게 있지 않기 때문에 고객은 제품을 경험하는 만큼 혹은 경험하는 동안 일종의 정량제 형태나 정액제 형태로 경험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
한국산업지능화협회, 제2회 순환경제 산업대전 개최
한국산업지능화협회는 순환경제 산업 분야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제2회 순환경제 산업대전'을 12월 22일(목)부터 23일(금)까지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자원·에너지의 안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자원의 이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순환경제 산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순환경제 산업발전과 협력을 위한 정책, 기술 교류 및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비즈니스 장을 마련했다.
▶ 한국산업지능화협회는 국가 ‘제조업 혁신 3.0’ 전략의 하나인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통해 우리나라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제조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을 도모하기 위하여, 2006년 PLM컨소시엄을 확대 및 공식화하였고, 2015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로 출범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첨단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자 지난 2020년 7월 사단법인 한국산업지능화협회(KOIIA)로 협회명을 변경하였다. 앞으로 디지털 기반의 산업 혁신성장을 목표로, 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산업지능화 생태계를 조성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관련 수요·공급기업 간 협업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지속해서 해나갈 계획이다.
비철금속 기업 ㈜영풍, 건식 리사이클링 기술로 순환경제 구축
2차 전지 리사이클링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글로벌 비철금속 기업 ㈜영풍이 세계 최초로 건식용융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Pilot) 공장가동에 들어갔다. 영풍은 파일럿 공장가동을 시작으로 향후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해 ‘K-배터리 전략광물 자원순환’ 생태계의 리더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3공장에 건식용융 2차 전지 리사이클링 파일럿 공장을 완공하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파일럿 공장은 연간 2000톤(전기차 8000대 분량)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해외 일부 업체가 유사한 건식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건식용융 기술을 리사이클링에 도입하여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을 공정 첫 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 단계까지 실현하는 것은 영풍이 세계 최초다.
현재 국내외 대다수 리사이클링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습식 방식의 경우, 전처리 공정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다음 잘게 분쇄해 리사이클링의 원료인 블랙파우더 또는 블랙매스를 제조한다. 이때 불순물로 간주하는 배터리 케이스와 양·음극재의 집전체(Foil)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전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유가금속이 손실된다. 하지만 영풍의 건식용융 방식은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그대로 파쇄해 리사이클링 원료인 LiB 플레이크를 만들기 때문에 전처리 공정이 단순하다. 또한 배터리 케이스와 집전체 등도 원·부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요 금속의 회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리튬은 90% 이상, 니켈과 코발트, 구리 등은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 영풍 이강인 사장은 “이번 석포 파일럿 공장 가동으로 전통 제조업인 제련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산업인 2차 전지 리사이클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통 산업과 신기술의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순환경제 구축 및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세제와 샴푸 등 리필은 ‘알맹상점·다시채움·이마트 리필스테이션’에서
알맹상점은 국내 대표적인 리필 상점이며 망원동과 서울역 두 곳에 있다. 포장 용기인 껍데기는 버리고 내용물인 알맹이만 채우는 가게라고 해서 ‘알맹상점’이다. 세탁세제, 주방세제, 클렌저, 핸드크림, 스킨 등 화장품이 있다. SNS를 통해 전국의 제로웨이스트샵 위치 확인이 가능한 지도를 공유하고 있다.
다시채움은 별도의 오프라인 매장 없이 운영하는 이동식 제로 웨이스트 상점이다. 온라인 예약을 통해 리필을 신청하면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어디든 리필카가 찾아간다. 방문 일자에 맞춰 세제통을 문 앞에 놓아두면 알아서 세제를 리필한 뒤 사용자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20년 9월부터 환경부, 슈가버블과 공동 시범사업으로 친환경 세탁세제 및 섬유유연제 리필 구매가 가능한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 성수점, 트레이더스 수원점 등 13개 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