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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 신년사 김원모 발행인

화해와 용서, 화합의 계묘년이 되기를···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천년 들어 어느 여름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내 대한뉴스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저는 박정희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에게 그 자리에 올 수 있겠냐고 먼저 물었고 초대에 응했습니다. 전 대통령은 박 이사장에게 영애도 많이 변하셨네라고 말을 건넸고, 박 이사장은 전 대통령에게 “21년만이네요라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의 짧은 대화 속에는 긴 역사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197910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박 이사장은 청와대에서 떠나야 했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사이가 좋지 않을 두 사람을 만나게 했고 21년만의 만남은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화합의 자리였습니다.

 

계속해서 전두환 대통령에게 존경하는 분은 누구십니까?”라고 여쭸더니 얼굴이 붉어지면서 “원모, 살아계신 분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지. 그분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가슴이 크고 지혜로운 분이지. 내가 큰 아픔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신 큰 그릇이지라고 했습니다. 그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용서와 화합을 실천한 김대중 대통령을 떠올려봅니다. 한때 전 대통령은 김 대통령을 사형선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은 의아하게 생각했겠지요. 김 대통령은 나는 국민을 위해서 대통령이 되었지, 보복하려고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이 잘 살 수 있을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말로만 하는 용서가 아니라 진정한 용서를 실천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퇴임 후 상도동 사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육군 내의 비밀 사조직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실시 등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물었습니다. 제일 먼저 그가 한 대답은 “김대표, 나는 DJ를 좋아하지 않아. 대통령이 된 뒤 청와대로 초청 전화가 몇 번 왔는데, 가지 않았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1971년 신민주당 당내 경선 결선투표에서 내가 졌지. 당시 나는 지방에 있었는데, DJ의 장충동 유세에는 나를 부를 줄 알았지. 그런데 연락이 오지 않아서 그때는 무척 서운했지. 지금도 기분이 안 좋아. 하지만 DJ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국익을 위해 참 잘된 일이지라고 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대화는 사적인 의리보다는 나라를 위한 의리가 먼저라는 교훈을 제게 주었습니다.


이런 일화를 떠올리며 크신 분들은 보통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새해는 네탓 내탓 공방은 그만하고 공()과 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어느 을 떠나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화해와 용서와 화합의 원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성직자는 자연의 모습 그 자체가 되어야 하고, 기업인은 상도를 지킬 줄 아는 기업인, 법조인은 법의 잣대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이해가 되도록 공평하게 재며, 정치인은 거짓말 대신 국민에게 신뢰받고 존경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도자나 국민 전체가 오늘 내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했고 무얼 잘못했는지 하루에 10분씩 반성하고 칭찬도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국민은 지식과 지혜가 풍부합니다. 누구나 각자 자리에서 일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왔을 때 존경받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야를 떠나서 나라에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된다면 양보하고 밀어주는 시대가 되기를 국민은 원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프로필 사진
박혜숙 기자

'정직,정론, 정필'의 대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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