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정치판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1월 대만 총통 선거, 3월 러시아 대선, 4월 대한민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이 있어 변화의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세계 정세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중요한 관심사이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나라 4월 총선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과 모든 국민이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습격당했다는 보도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날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송영길 전 대표가 테러를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테러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즈음에서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었던 제15대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 정신이 그립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동안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부터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이야기를 엮은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 했고 동지와 자식을 고문하고 학대했던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 대해서도 끝내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대인배라고 평가합니다.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대선 후보는 전두환·노태우의 사면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퇴임 후 8년이 지나서야 구속되었는데, 전 대통령은 구속된 지 2년 만에 사면 및 복권되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원한과 갈등의 고리를 끊으려고 했던 최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새천년 들어 어느 여름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내 대한뉴스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을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전 대통령과는 그가 군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존경하는 분은 누구십니까?”라고 여쭸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원모, 살아계신 분 가운데는 김대중 대통령이야. 그분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가슴이 크고 지혜로운 분이지”라고 했습니다. 재차 “왜 크신 분입니까”라고 또 여쭸습니다. 전 대통령이 말하기를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첫 전화라며 나에게 전화를 주셔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있으라고 했네”라며 기쁜 소식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덧붙여 전두환 전 대통령은 마음속 심정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주변에서는 모든 사람이 나를 용서하면 안 된다고 했을 텐데, 나와 우리 가족을 지켜줘서 부끄럽고 미안했네”라며 얼굴이 붉어지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던 일이 떠오릅니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용서와 화합을 실천한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는 국민을 위해서 대통령이 되었지, 보복하려고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야. 어떻게 하면 국민이 잘 살 수 있을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라고 했습니다. 말로만 하는 용서가 아니라 진정한 용서를 실천하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가 먼저였습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좋은 습관이 운명을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한두 번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부지런한 습관이 몸에 배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 같은 행동을 계속하여 반복하다 보면 좋은 습관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습관은 먼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아는 생각,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가릴 줄 아는 지혜로운 생각, 편견과 통념은 없는지 살피는 생각 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 올바른 행동으로 나타나고 그 행동은 습관을 바꾸고 또 습관은 운명을 바꾸는 것입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말 속담처럼 정직한 말과 행동, 예의를 기반으로 한 인성이 습관이 되면 개인뿐만 아니라 정치가들의 운명도 바뀌고 대한민국의 운명도 희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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