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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사건

어처구니 없는 진도 여객선 침몰사건 속 안타까운 사연들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준호 기자

 

 

 

19일 새벽 침몰한 세월호의 선장 등을 포함해 3명이 구속됐다. 16일 전남 진도에서 8시 48분경에 발생한 세월호의 침몰사고는 사고대처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승객의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사고시 30분 동안 승무원들이 초기대응만 잘했어도 이렇게 인명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안전 불감증과 비상시 대응방식, 재난관리 지휘체계의 문제를 떠나 사고발생 이후 30분, 이른바 골든타임 시간대에 벌어진 촌극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의 허물을 탓하기보다는 조속히 배가 인양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되기 바라는 것이 도의일 것이다.

본지 또한 그러한 마음으로 사고발생 이후 매체를 통해 전해진 가슴 아픈 사연과 탈출 및 구조과정에서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마음을 대신하고자 한다.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탈출을 도우다 끝내 사망했다. 구조된 안산 단원고 김수빈군은 “배가 기울면서 3층 난간을 붙잡고 있었는데, 승무원 누나가 뛰어내리라고 해 바다로 뛰어 내려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당시 10여 명이 함께 있었는데 구명조기가 모자라 승무원 누나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했다.”며 “승무원 덕분에 함께 있었던 친구들은 모두 구조”될 수 있었다고 했다. “누나는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느냐” 묻자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씨는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생활하며 생계를 도운 효녀로 평소 인사성이 밝고 배려심이 많았다고 한다.

 

선장은 모두를 버리고 탈출했지만, 승객을 구조하려다 실종된 선원도 있다.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씨는 오전 10시 3분 아내와 함께 통화한 마지막 전화에서 “배가 많이 기울져 있어. 수협통장에 돈이 있으니까 아이 등록금으로 써.” 하며, 상황을 묻는 아내에게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제주로 신혼여행을 떠난 이도남, 한금희씨 부부 또한 세월호에 탑승했으나 모두 실종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빠듯한 사정 탓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면서 알뜰히 번 돈으로 한 달 전 경차를 구입한 경차를 세월호에 싣고 신혼여행을 가다 참변을 당했는데, 이 부부가 출항이 늦어지자 선박에 실은 차를 빼달라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여행을 취소하지 못한 채 실종됐다고 한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은 제자는 다섯 살 아이를 품에 안고 극적으로 탈출했다. 부모를 모두 잃고 4층 어린이방에서 쓰러진 자판기에 몸이 끼인 채 홀로 생존해 있던 다섯 살 권지연양을 다른 승객으로부터 인도받아 품에 안고 탈출했다.

단원고 교사 남윤철씨는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진 10시쯤 선실 비상구 근처에 있어 얼마든지 먼저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구명조끼를 챙겨주며 “빨리 빠져나가라”고 외치며 대피를 도왔다. 학생 박호진군도 “선생님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구조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라고 당시를 떠올렸고, 또 다른 학생은 “물이 허리쯤까지 차올랐는데도 우리를 챙기고 있는 담임선생님을 봤다”면서 “물이 키를 넘어서면서 정신없이 빠져나오고 나서 돌아보니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라며 선생님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한편, 권지연양은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제주로 이사를 가던 중에 이와 같은 일을 당했다. 권양의 부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5~6년 전부터 계단청소 일을 하며 모든 돈으로 올해 제주도에 감귤농장과 네 가족이 살 집을 마련했다고 한다. 권양의 부모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퍽퍽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제주도에서 즐겁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평소 주변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종자 중 외국인 근로자 부부가 있었는데, 중국 국적의 이돈암, 한금희씨다. 이들 부부는 저임금을 받고도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임금의 70% 이상은 중국에 있는 아들에게 보내고, 그간 조금씩 모아온 용돈으로 이번 제주도 여행에 나선 걸로 알려졌다. 한국에 온 지 10년 만에 처음 여행을 떠난 이들 부부는 이번 여행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단원고 교감이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긴 채 자살을 해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강교감은 인솔 단장으로 “제자를 버려두고 혼자만 살아 나온 죄인이 돼 괴롭다‘고 자책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제 막 2년차인 최혜정 교사는 급박한 사고상황 속에서도 SNS메세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걱정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초원 교사는 처음으로 담임을 맡아 수학여행을 인솔했는데, 사고 당일인 16일이 생일이었던 김 선생님을 위해 반 학생들이 손편지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편지 내용 중 “선생님 생신이 수학여행과 같은 건 우연의 일치? 배 위에서 생일 보내는 건 참 특별한 경험일 거라 기대돼요”라고 적여 있었다고 한다.

 

침몰 당시 단원고 연극부 학생끼리 나눈 카톡 대화가 공개됐다. 배가 급격히 기우는 다급한 상황에서 ‘사랑해’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고,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었는지 오타까지 내면서 ‘우리 진짜 죽을 것 같아’라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 있으면 다 용서해줘’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한 뒤 더 이상 말이 없었다고 한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네고, 다른 친구를 구하려고 몸을 던져 숨졌다고 한다. 평소 부모님의 속 한번 썩인 적 없던 모범생으로 활달한 성격에 친구들을 잘 챙겼던 정군의 사망소식에 자기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정군을 생각하며 친구들은 눈물을 흘렸다.

 

사연을 정리하면서 너무 안타까운 사연들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물며,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밀어닥친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희생자와 단 한 사람이라도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던진 우리 사회 밀알 같은 분들, 그리고 지금도 진도에서 휴대폰을 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종자 가족과 가족의 죽음을 비통해 하는 유가족까지. 다시는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5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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