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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프리즘|탈바꿈하는 경로당

어르신들 웃음꽃 피는 문화공간 변모

[인터넷 대한뉴스]박현 기자 | 사진 연지노인복지센터, 본마을노인복지센터,
노원구립 실버카페, 부천시 소사구청


 


다채로운 맞춤형 프로그램 곁들여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대표적인 공간, 경로당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로당은 무료한 몇몇 노인이 신변잡담을 나누거나 바둑, 장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또는 한자리에 삼삼오오 모여 화투를 치며 소일하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왕래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도 동네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아 노인들의 소외감이 더욱 묻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로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노인들이 마냥 시간을 보내는 곳이 아닌, 다양한 문화활동과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지역의 실버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밖에 노인들을 위한 법률 상담, 체력단련실 운영, 건강 검진 및 예방 접종까지 펼치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력, 시설, 프로그램 확충


경로당의 놀라운 변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경로당이라는 말 대신 노인문화센터, 또는 노인복지센터라는 명칭으로 바꿔 부르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 또한 건물 자체도 새롭게 정비되고 있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신축할 경우 모두 외관을 산뜻하게 단장해 그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한 번씩은 쳐다볼 만한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있다.

 

특히 건물 외벽에 밝고 깨끗한 색감을 많이 사용, 겉에서 봐도 아늑한 쉼터로서의 분위기가 흐르도록 하고 있다. 경로당 내부의 바닥재, 도배, 수도, 전기 및 주방 시설 등을 수리함은 물론 인테리어 개념을 가미해 실용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고 있다. 또 안마의자나 런닝머신, 운동매트 등 각종 건강·운동 기구도 비치해 노인들의 건강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 활동도 다채로워졌다. 웃음운동, 발마사지, 가요·민요 부르기, 맨손체조, 단전호흡, 컴퓨터교실, 댄스교실, 서예활동, 미술·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노인들의 참여를 늘리고 있다. 그중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에는 참여인원이 수십 명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아 몇몇 경로당에서는 해당 구청에 강사와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또 일부 구청에서도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전문자격증 및 충분한 경력이 있는 전문강사를 추가로 선발해 경로당에 파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밖에 노인들이 프로그램 활동을 하며 만든 공예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거나 주변 어린이집 또는 고아원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는 등 보람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기 차별화된 모습 돋보여


최근 경로당의 변화된 모습 중 하나는 바로 경로당마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펼쳐간다는 데 있다. 해당 경로당의 노인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폭넓은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개관한 서울 서초구 신원동 본마을 노인복지센터는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재건축된 경로당이다. 서초구는 총 사업비 1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에는 헬스장, 샤워실, 프로그램실을, 지상 1층에는 경로당, 지상 2층에는 데이케어센터, 옥상에는 태양광을 이용한 휴게공간과 야외정원을 조성, 이 지역 노인들에게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조성된 헬스장, 프로그램실, 상담실 및 옥상정원 등은 노인들에게 건강하고 활기찬 여가를 제공하고, 데이케어센터는 중풍·치매 등 악성 질환을 앓아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시설로서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가 심신기능 향상 외 전문적인 치료 및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에 개관한 노인문화센터는 중랑구가 5억3,000만 원을 들여 연면적 297㎡에 지상 3층 규모로 경로당을 비롯해 체력단련실, 실버사업장, 문화교실을 갖춘 여가문화공간이다.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실내에 자전거, 벨트마사지기구, 발마사지기구 등 건강·운동기구도 갖췄으며 인근 복지관과 연계해 노래교실, 맷돌체조 등의 프로그램도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장 담그기 사업도 계획하고 있어 일자리와 수익을 함께 창출, 노후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영어과학공원 내 위치한 실버카페는 지난해 3월 개관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어 이제는 입소문을 들은 인근 지역의 노인들까지 방문해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카페는 본래 있던 경로당을 없앤 후 지어졌는데, 당시 일부 노인들은 이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경로당이 공연무대와 전시공간을 갖추고, 차와 커피를 마시는 가운데 음악을 감상하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노인들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또한 주기적으로 노인들의 악기 연주, 연극, 춤 공연이 이어지며 젊은이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주말에는 수백 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카페 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난 2003년에 문을 연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초록동경로당은 2009년 3월에 북카페와 프로그램실을 갖춘 노인문화센터로 탈바꿈, 지금까지 지역 노인들의 애정이 담긴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1,000권이 넘는 각종 도서를 비치하고 컴퓨터, 노래방기기, 대형TV, 빔프로젝트를 갖춰 다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프로그램실에서는 웃음치료, 덩더쿵체조, 탁구교실 등의 여가프로그램을 진행, 노인들의 열띤 참여 속에 활성화되고 있다.


전남 무안 해제분회 경로당은 망태, 멍석, 장신구 등 30여 점의 짚공예품을 각 사회단체 등으로부터 주문 받아 제작하고 있다. 노익장이 깃든 꼼꼼한 솜씨 속에 순수익만 연간 2,500만 원에 이를 정도다. 얼마 전에는 이곳 노인들이 수익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등 나눔의 실천에도 앞장서며 아름다운 인생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1주공아파트 경로당은 깨끗한 거리 가꾸기를 위한 길거리 청소봉사에 한마음으로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무심코 버려진 폐지나 고물을 수거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경로당의 운영비 충당은 물론 사회봉사활동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폐지와 고철, 빈병 등을 수집해 모은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친근한 실버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서울시의 ‘경로당 문화르네상스사업’은 종래의 경로당을 개·보수하고 다양한 문화·건강프로그램을 시행, 노인을 단순한 보호와 지원의 대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주체로 인식하게 한다는 취지를 갖고 시행됐다. 이에 따라 서울 각 자치구는 관내 경로당의 변신을 추진했으며 건강, 교양, 여가 등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 지방에도 영향을 미쳐 전국적으로 경로당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속에 노인 복지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경로당의 변신에 대한 노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며 전문가들 역시 건전한 여가문화 형성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경로당이 노인들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맞춤형 복지시설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환영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지역 속에 더욱 뿌리내리며 노인들이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경로당이 앞으로 어떻게 더 변화할지 그 미래가 주목된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1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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