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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어의 모든 것

가을이 오면 ‘이것’ 때문에 설렌다?

[인터넷 대한뉴스]글 이선아 기자 | 사진 연합뉴스, 서연덕, 이선아 기자
 
 

아무리 비싼 고급 회라도 전어와 함께 먹으면 맛이 없다. 전어는 다른 회가 따라잡을 수 없는 깊은 고소한 맛을 자랑하기 때문. 전어를 먹는 방법은 회와 구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뼈가 단단하지 않고 고소해 꼭꼭 씹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가을철 대표 바다 먹을거리인 전어. 미식가들은 물 오른 전어를 맛보기 위해 유난히 가을이 더 기다려진다고.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 ‘전어 머릿속에 깨가 서 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등 관련된 속담이 한두 개가 아닐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전어. 특히 가을에 잡히는 전어는 산란을 마친 후 기름지고 살에 탄력이 붙어 있어 맛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한 번 빠진 사람들은 헤어 나오질 못한다.
 
 
전어라는 이름은 돈과 관련이 있다?   Yes!

보통 ‘전어’의 이름에 대해서는 전어의 맛이 너무 좋아서 돈(錢)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라고 불렀다고 알고 있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이가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고대 중국의 화폐 모양과 생김새가 비슷해 전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전어젓은 젓갈 중 으뜸에 속한다?   Yes!

전어젓은 예부터 젓갈 중 으뜸으로 쳤다. 내장 중에서도 완두콩만 한 크기의 위를 ‘전어밤’이라고 하는데 이 전어밤만으로 담는 전어밤젓은 별미를 넘어선 귀한 음식이다.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불렀다. 전어에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글루타민산, 핵산,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과 트레오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일본에서는 전어구이를 먹지 않는다?   Yes!

일본에서는 전어를 식초에 절여 먹거나 회로 먹지만 구이는 먹지 않는다. 여기에는 전어와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 일본의 한 지방에 예쁜 외동딸을 둔 노인이 있었다. 지방 영주가 딸의 미모에 반해 첩으로 삼으려고 하자, 부모가 “딸이 병이 들어 죽었다”며 영주를 속였다. 그러고는 영주가 보낸 신하 앞에서 관에다 물고기를 대신 넣고 화장을 했다. 이때 넣은 물고기가 바로 전어였는데 물고기 타는 냄새를 맡은 신하가 정말로 딸이 죽었다고 생각해 영주에게 돌아가 보고를 했다. 이 때부터 자식 대신에 태운 물고기라고 해서 ‘자식 대신’이라는 뜻의 ‘고노시로(子の代)’라고 불렀고 구이로 먹지 않았다.

전어는 오래 전부터 양식이 가능했다?   No!

전어는 원래 성질이 급하고 비늘이 약해 양식이 어려웠다. 지난 2002년 신안수협 전 조합장인 이명석 씨가 신안군 안좌면 구대리 5헥타르(㏊)의 축제식양식장에 60만 미의 치어를 입식해 전국 최초로 양식이 가능케 됐다. 자연산 전어는 양식보다 기름기가 많지 않지만 더 고소하다. 전어를 노릇하게 구운 후 머리를 깨물어 그 즙을 핥아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전어회를 먹으면 미인이 될 수 있다?   Yes!

전어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매우 뛰어나다. DHA와 EP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뼈째로 먹기 때문에 칼슘 섭취에 효과적이다. 전어회는 숙취제거와 피부 미용에 큰 효과가 있어 여성들이 즐겨 찾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변기능을 돕는다고 해서 중장년들에게 권하기도 한다.

전어는 작을수록 맛있다?   No!

전어는 몸의 길이가 20cm 이상으로 큼직한 것이 먹기에 좋다. 이보다 작은 전어는 구울 때 기름기가 많이 빠져 먹을 게 별로 없다. 구이용 전어를 많이 샀을 때는 소금을 뿌리지 않고 냉동실에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보관한다. 전어를 집에서 구울 때는 비늘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식당에서는 숯불에 굽기 때문에 비늘이 다 타버리지만 숯불이 없을 때는 비늘을 미리 제거해야 하는 것. 그냥 구우면 껍질 밑의 기름이 끓으면서 껍질이 터지기 쉬우므로 등 부분에 칼집을 몇 번 낸 다음 굵은 소금을 뿌리며 굽는다. 구울 때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구워야 내장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과 쓸개즙이 살코기에 스며든다.

전어와 상추는 찰떡궁합이다?   No!

사실 전어와 상추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상추는 전어의 비린내를 전달해주기 때문. 그렇기에 깻잎에 재래식 된장을 얹어 먹는 것이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깻잎, 양배추, 미나리, 배, 당근, 오이 등을 잘게 썰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전어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 또한 초고추장에 무채를 넣고 전어와 비벼 먹는 방법도 있다. 무에서 단맛과 물기가 나오기 때문에 전어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어진다.

조선시대 가을 전어는 비단 한 필과 맞먹었다?   Yes!

가을 전어는 조선시대에도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조선 선조 때 의병장이며 학자였던 조헌은 그의 문집인 ‘동환봉사’에 경주에서 가을 전어는 명주 한 필을 주고 바꾸고, 평양의 동수어는 정포 한 필로 바꾼다고 했다. 정포는 무명베고 동수어는 겨울에 잡아 말린 숭어다. 가을에 전어값은 비단 한 필이고 겨울에 잡아 말린 숭어는 무명 한 필이었으니 당시 전어의 가치가 무척 높았다. 조선 왕실의 밥상에 오르는 각종 식품 재료의 구입 장부인 ‘조선상식품목비용기’에도 8월 초하룻날 전어 30마리를 9냥에 샀다는 기록이 있다. 옛날 물가로 9냥은 적은 돈이 아니므로 가을 전어가 특별하게 수라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10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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