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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도유망한 직업군으로 부상하는 기후변화전문가

   
▲ 밝은 햇살 아래 서울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 기후변화문제가 대두하면서 맑고 온화한 기후에 대한 요청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국제문제로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분석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후변화전문가가 전도유망한 직업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방재, 생태, 보건, 대체에너지 개발, 분쟁해결 등 활동영역이 매우 넓다.

  이제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산업·공공시설 및 가정에서 다량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며 이상기후를 초래하는 현상이 심각하다.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회의를 주기적으로 열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9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에 참석,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촉구함과 동시에 기후변화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 활동을 각인시킨 바 있다.

  이제는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된 기후변화현상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거나 그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를 펼치는 기후변화전문가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이미 선진국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전문가를 활용해 기후변화를 관측하고 산업, 보건, 방재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면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단계다.
 
기후변화문제 심각성 깨달아야
  기후변화전문가가 왜 필요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일상에 영향을 끼침은 물론 국제분쟁까지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기후변화문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기후변화문제의 핵심은 지구온난화에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이상징후를 야기해 2003년에는 프랑스 노인인구 25%가 폭염으로 사망했으며, 2010년 러시아에서는 폭염을 피하기 위해 물놀이를 하다가 300명이 사고로 생명을 잃은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가 주종을 이루는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그 원인이다. 온실가스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교통수단이나 공장 등 산업시설을 포함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다.

  이러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국제사회는 지난 1990년대부터 가시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UN 산하 국가간 협의체인 IPCC는 1990년 기후변화에 관한 1차 보고서를 발표해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출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로써 매년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올해 12월 제21차 총회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또한 1995년 발표한 2차 보고서는 1997년 온실가스 감축을 골자로 하는 교토의정서 채택의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페루 리마총회에서는 2020년까지 회원국별로 온실가스배출량을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사항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결정했으며, 2020년 이후 신기후변화체제를 구성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산물로 현재 OECD국가 중 온실가스배출률 1위의‘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녹색성장’을 외치며 국제사회에 친환경정책을 홍보하는 활동을 널리 전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 기후변화문제에 대처할 경우 국가경제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합된 지식과 통찰력 필수
  그렇다면 기후변화전문가는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기후변화 관련 연구와 정책개발은 물론 온실가스의 양을 측정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기후변화와 연관된 기업 전략과 개선책 마련 등의 직무도 수행한다. 기후, 환경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정책개발에 대한 경험과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통합된 지식과 통찰력이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연구 분야에 종사할 경우 주로 기후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나 국립 또는 민간연구소 등에 소속돼 기후변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적응방안, 온실가스 감축 등의 대책을 마련한다. 또 지구온난화, 태풍, 홍수, 가뭄, 해수온도 상승 등 기후 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연구한다.

  일선 행정기관에서 일할 경우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속돼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요령 등을 교육·홍보하며, 기후변화적응대책의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또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폭염이나 홍수로부터 인명을 보호하고, 방재 및 사회기반시설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을 맡는다. 그밖에 기후·기상자료를 지속적으로 DB화하고 분석함으로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한다.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 전망
  기후변화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기후학, 기상학, 환경공학, 대기과학 등에 관한 지식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지만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토목공학전공자는 기후변화문제와 연관된 수해방지시설 구축에 전문지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또 생태학전공자는 기후변화가 식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고, 그에 걸맞는 산림 조성을 제안할 수 있다. 의사의 경우 한여름 무더위에 말라리아, 쯔쯔가무시병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처방안을 제시하며 기후변화보건전문가로도 그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업에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민간 기상컨설턴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TV홈쇼핑업체에‘올여름 무더위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니 그에 걸맞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거나 몸을 시원하게 하는 제품을 판매하라’는 등 기후에 맞춰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향후 새로운 직업으로 기후경찰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로 초래된 재해로 인해 인접국가나 지역 간에 분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정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건국대, 세종대, 전남대, 중앙대, 숙명여대를‘기후변화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했다. 이는 온실가스감축정책, 영향평가 및 적응대책, 온실가스 배출통계 등의 전문가를 중점 육성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기후변화전문가에 대한 국내 수요는 이처럼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통합된 지식 필요”

   
▲ 건국대학교 기후연구소 권영아 박사가 본지 박현 기자(왼쪽)에게 기후변화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인 소개를 간략히 한다면
  현재 건국대학교 기후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며, 건국대 대학원과 이화여대 학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대학에서 기후학을 전공했으며, 건국대학교에서 교수로 3년 근무한 후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소 기후변화팀에서 활동했다. 2008년부터 서울시청 맑은환경본부(현 기후환경본부) 기후변화적응팀에서 2년 4개월 근무한 뒤 건국대학교로 복귀했다.

-현재 건국대 기후연구소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서울시청, 기상청 등 공공기관의 용역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 4월 8일 서울시에서 2015이클레이 세계도시기후환경총회를 개최하는데, 이는 서울이 세계기후환경도시로서 그 시행 정책을 외국에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행사다. 마침 이번 행사에 활용될, 서울시 기후현황과 대응정책 등을 골자로 한 관련책자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맡아 주도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기후변화가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현상들, 즉 이상기후나 재해 등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 폭설, 홍수, 생태계 파괴, 해수면 상승 등으로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재산이 손실되는 사태가 점증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과 정보교환이 절실하다. 매년 각국이 돌아가며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여는 것도 그 일환이다. 다만 나라마다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과 대응책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입장을 좁혀나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기후변화문제가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파생되고 있는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은 적게 하면서 효율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친환경제품, 열효율 고등급 가전제품, 하이브리드자동차, LED 등을 적극 개발하는 추세다. 일상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온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겨울에도 모기가 창궐하는 현상이 빈번해 방역망 재구축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폭염으로 시달리는 취약계층 노인들을 도와줄 도우미와 무더위쉼터 등 인력과 공간의 필요성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사전에 어떤 소양을 쌓아야 하는지
  기후변화는 일상은 물론 산업,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폭넓은 안목과 통합된 지식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적, 국내적 관심사가 무엇인지 온라인·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밖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역할이나 책임을 자각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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