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지난 10월 18일(토)부터 10월 24일까지 일주일간 펼쳐졌다. 이번 2014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총 41개국 4천여 명이 참가해 23개 종목 443개 세부종목으로 인천 일대에서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종합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72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장애를 딛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선 자랑스런 우리 선수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봤다.
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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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선수단이 입장하고 환영의 세리머니가 펼쳐지고 있다. |
개막식이 펼쳐지던 10월 1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는 이번 대회를 참석하기 위해 아시아 전역에서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2012런던패럴림픽 이전까지 장애인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내보내지 않았던 북한도 당초 선수단을 보내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선수 9명을 포함해 북한 선수단 29명이 참석해 사실상 이번 대회가 북한의 장애인아시안게임 데뷔전이기도 했다. 개막식 성화 점화와 화려한 축포로 수놓은 문학경기장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됐다.
장애인아시안게임 첫 출장인 북한은 19일 심승혁이 남자수영 100m 평영에서 동메달을 따 북한의 사상 첫 장애인아시안게임 메달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첫날 26개 메달을 획득해 순조로운 출발을 기록했다. 사이클과 볼링, 육상 등에서 금 9개, 은 8개, 동 9개를 획득했다. 대회 첫 번째이자 우리나라 선수단의 첫 금메달은 인천 국제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남자 개인전 추발 4㎞ 결선에서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김종규가 그 주인공이었다. 볼링에서는 김정훈, 남상임, 탁노균이 금, 은, 동을 싹쓸이했고, 육상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전민재가 2위보다 3초 가까이 빠른 기록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아쉬운 은메달도 있었다. 여자 사격의 강명순은 예선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지만, 금메달과 단 0.9점 차이로 아쉬운 은메달을 차지했다. 둘째 날에는 금 11개, 은 6개, 동 11개를 추가 획득해 중국에 이어 종합순위 2위를 기록했다. 육상의 전민재는 200m에 이어 100m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고, 볼링도 개인전 금메달 4개를 싹쓸이 했던 것에 이어 혼성 2인조에서도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국제종합대회 첫 선을 보인 휠체어댄스스포츠 첫 날 3개의 금메달을 차지했고, 보치아 대표팀은 결승에서 일본을 역전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조와 수영 배영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20번째 금메달을 달성했다.
대회 3일차에는 금 17개, 은 6개, 동 20개를 추가해 종합순위 2위를 유지했다. 장애인아시안게임 사상 첫 남북대결이 벌어졌던 탁구 남자단식에서는 우리나라의 박홍규가 북한의 전주현을 만나 승리를 거뒀다. 8개의 금메달을 딴 볼링에서는 금메달 3개가 추가됐고, 조정에서는 2개, 사격에서는 3개, 휠체어댄스스포츠에서는 2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대회 4일차에서는 금 16개, 은 18개, 동 23개를 추가했다. 탁구 남자단식 TT4에서는 금, 은, 동 모두 공동수상했고, 가격에서는 금메달 3개를 추가했으며, 론불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했다. 사이클에서는 금메달 3개를 추가했고, 배드민턴 남자 복식WH에서 금, 은메달을 공동수상했다. 이외에도 유도 남자 -100㎏과 휠체어테니스, 수영 100m 배영 남녀 모두 금메달을 추가했다.
또한, 지난 21일 사격 국가대표 출신 류호경이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 선수대표 선거에서 선수위원으로 당선됐다. 류호경은 선거공약을 통해“장애인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대우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당선으로 류호경은 앞으로 4년간 선수대표 자격으로 아시아장애인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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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격 남자 R1 10m 공기소총 입사 결승에서 한국 전진화의 조준 2. 휠체어펜싱 남자 에빼 카테고리 B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김기홍(오른쪽)이 중국 후 다오리앙을 공격하고 있다. 3. 육상 남자 5000m T54 결승에서 선수들의 질주 |
편안함과 안정성을 갖춘 베리어프리(barrier free)
이번 대회에서도 이러한 편의시설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주경기장인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BF인증제도 베리어프리 최우수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11개의 경기장은 우수등급을 받았다. 화장실과 매표소에 대한 접근성,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편의시설, 휠체어장애인석, 특장차를 포함한 수송차량 준비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벽을 허물고 나란히 함께 앉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캄보디아와 파키스탄 선수단에 육상레이싱 휠체어를 기증했다. 이번 기증식은 조직위원회의 PASSION of Asia 2014(약소국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8개의 최빈국 중 2개국을 확정해 전달한 것이다. 조직위원회에서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8개국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항공비와 체재비 등 일부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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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제종합대회에 첫선을 보이는 휠체어댄스스포츠 2. 탁구 남자개인 4강전 한국 박홍규와 북한 전주현의 경기 3.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한국 최광근이 이란 선수를 이겨 금메달을 획득했다. 4. 남자 휠체어 농구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서 한국 김동현이 넘어지고 있다. |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홍보를 위한 노력들
장애인아시안게임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이들의 노력도 있었다. 로봇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의 로봇동아리‘로보티카’는 인천 아시아드 선수촌에서 로봇 체험행사를 개최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역설하면서 장애인아시안게임을 널리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인천시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떡 나눔 행사를 22일까지 진행하면서 대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지원 및 안전요원, 파견직원 및 미디어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안스베이커리 안창현 사장도 대회관계자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빵 1,000개를 전달해 성공적인 대회로 마칠 수 있도록 기원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명산을 알리는 전시회도 개최됐다. 한국산악사진가협회 이광래 이사장은 해외 선수단에게 사계절 밤낮에 따라 형형색색 달라지는 우리의 아름다운 절경을 보고 선수들의 휴식과 힐링도 도울 겸 우리나라를 다시 찾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짧았지만 아쉬운 폐막식
이렇게 계속된 메달행진은 폐막식이 있던 24일까지 이어져 금 72개, 은 62개, 동 77개를 획득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 18일‘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끈다.’는 슬로건 하에 시작된 이번 대회에서는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50여 개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대회 마지막을 장식한 남자 휠체어농구에서는 숙적 일본을 61대5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15년 만에 값진 금메달을 획득했다.
45억 아시안의 축제인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겸 조직위원장은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무엇보다도 절망 속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와 용기, 희망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주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은 지난 24일 오후 6시에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스포츠의 활성화와 인식개선의 발판이 되었으며, 장애인실업팀 창단을 비롯한 장애인체육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차기 대회 개최지인 인도네시아로 대회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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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영 남자 100m 평형 SB5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우근 2. 사이클도로 남자 개인전 H 1-3 타임 트라이얼 경기에서 한국 김용기가 질주하고 있다. 3.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김성일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이자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