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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광화문에서 만난 세종대왕동상 제작자 김영원

그의 조각에 담긴 이야기

   
▲ 광화문 거리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세종대왕 동상 설립 5주년. 광화문 광장의 상징으로 자리 잡다.
“백성을 향한 온화한 미소를 표현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동상의 얼굴을 만드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뻗은 손이 안으로 향한 것은 백성을 감싸 안기에 가장 적합한 동작이라고 생각한 까닭입니다.”5년 전 한글날 광화문에는 한 동상이 세워져야 했다.

제작기간이 짧았고 국민이 사랑하는 위인을 동상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건강을 망칠 정도로 신경을 썼던 조각가 김영원.

그토록 신경을 썼건만 동상 제작 후에 누군가는 최상의 비율로 주조한 청동에서만 발하는 황금빛을 트집 잡기도 했고, 광화문 앞 큼직한 빌딩 옆에 자리한 세종대왕 동상이 조금이라도 초라해 보일까 고심하여 정한 동상의 크기가 너무 큰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치원생도, 서울에 놀러 온 지방 사람도,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까지 모두가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있음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는다.

세종대왕의 사랑에 감싸 안기듯 편안하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깨달음을 인체 조각으로 표현하다.
조각가 김영원은 세종대왕 동상뿐만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동상,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동상 등 유명한 인물을 제작해왔다. 

또 여러 전시에서 보여준 그의 작품은‘인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추상조각이 주를 이루는 시대이기에, 그의 인체 조각에 대한 초기 평가는‘시대착오’였다.

추상성이 약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깨달은 것을 만들었다면, 추상적이든 사실적이든‘진짜 조각’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도로 밖으로 떨어지는 승용차 안에서 친구와 긴 대화를 나누었던 그. 찰나의 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시간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해 주었다. 이를 표현한‘그림자의 그림자’시리즈는 사실과 추상이 결합되어 있어 묘하다.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과 정신으로 작품활동을 한 결과, 그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조각가 노벨로 피노티의 제안으로 예술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2인전을 열었던 일은 그의 예술성이 세계인의 눈까지도 사로잡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 예술의 세계적 가치를 제대로 드러냈다.

   
▲ 직접 제작한 동상 앞에 선 조각가 김영원

긍정적인 고집을 가져온 사람들
올해 11월 경기도에 추사 김정희 동상이 설립된다. 이를 만들고 있는 조각가 김영원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추사는 어떤 인물이냐고 물었다.

“같은 예술인으로서 그가 문화적으로 남긴 업적을 기려왔었지요.”추사는 단순히 멋지게 글자를 쓴 인물이 아니라 그만의 독특한 문체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에서까지 인정받았기에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

세종대왕은 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고유한 체계를 가진 한글을 전했으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위인이 되었다.

조각가 김영원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조각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온전히 드러난 자기만의 것이다" 라고 가르쳐 왔다.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흔들리지 않고 가는 긍정적인 고집이 이 셋에게 진정한 결실을 가져다 준 셈이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만난 한 조각가 그와의 이야기 속에는 언제라도 새겨두고 싶은 인생의 지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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