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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진흥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2014년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사회를 위하여 매우 다행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되어 온 입시경쟁위주의 교육 때문에, 인간의 삶에 있어서‘실력’이나‘능력’ 보다 더 중요한‘인성’을 가꾸는 일에 실패하였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학생들이 교사에게, 젊은이들이 노인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인간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인륜과 도덕의 울타리가 모두 무너진 것처럼 보인다. 인성교육법안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 문제와 관련된 공무원은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막연하고 막막할 것이다. 그러나 오염된 물구덩이 어느 한 구석에 맑은 물이 조금씩이라도 흐르는 샘이 있어서 그것이 계속 솟아나온다면, 언젠가 오염된 물이 정화될 수 있듯이,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한 노력이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언젠가 한국사회는 달라질 것이다.

도덕적 타락은 망국 직전의 현상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람이 자제력을 상실하고 선과 악을 분별하지 못하여 도덕심과 수치심을 잃어버리면, 자동적으로 쾌락주의에 빠져들게 되어 있다. 실력과 능력을 이용하여 부(富)를 축적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자동적으로 인간의 타락한 본성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온갖 부도덕하고 부끄러운 일들을 자행하게 된다. 이러한 양태가 보편화되고 사회 전반에 걸쳐서 자리를 잡게 되면 드디어 망국의 길에 접어드는 것이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옛날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이유는 성적(性的) 부도덕과 타락이었다. 로마 제국의 멸망도 거의 비슷한 형국에서 이루어졌다.

  오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무엇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가? 국가와 정부와 사회의 지도층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어른(?)들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불공정, 부정부패, 부도덕, 인성과 인품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경제일변도의 정책, 정당간의 대립과 투쟁과 반목과 갈등, 이러한 풍토에서 마침내 거두어질 열매는 과연 어떤 것들일까? 가르치는 교육보다 보여주는 교육이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이라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을 교육하고 진흥시켜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의 인성도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니까 오늘날 이 시점에 있어서‘인성교육진흥법’은 어느 한 특정 계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전 국민이 각자 자신을 살피고 반성할 것을 촉구하는 경종이다.

인성교육이 추구하는 것이 ‘변형’인가 ‘변화’인가
  대체로 사람들은, 어떤 도덕적 가치나 기준을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잘 주입시키고 가르쳐서 그것을 따르게 하고 지키게 하는 것 정도를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예를 들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은 없지만,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배웠으니 겉모양으로 그런 흉내는 낼 수 있다. 남을 배려하도록 가르침을 받았으니, 속으로는 상대를 무시하고 증오하면서도 예의를 갖추어 말할 수 있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러한 모양은‘변형’에 불과한 것이다. 진정한‘변화’는 속마음의 동기가 바뀌는 것이다.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와야 이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인성이나 인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신경질이 많아진다. 사자나 호랑이 등 육식동물의 성격은 사납고, 소나 양이나 사슴 같은 초식동물의 성격은 대체로 온순한 것을 보면, 먹는 것도 사람의 인성이나 인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이 흙을 다루고 농사를 짓는 일도 인품에 영향을 미친다. 기왕에 대한민국이 인성교육진흥법안을 만들어 미래를 향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였으니, 전국가적인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모든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함께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인성교육의 기틀을 제대로 놓아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앞으로 오랜 역사를 버틸 수 있는 에너지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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