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동안 전국의 유명 사찰을 순례하며 법회를 열고 있는 선묵혜자(108산사 순례회 회주) 스님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자신이 주지로 있는 수락산 도안사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선묵혜자 스님은 지난 2006년 9월 양산 통도사에서 전국의 사찰 108개를 순례하자며 108명의 신도와 함께 입재식을 할 때만해도 순례단이 약 54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있었던 회향법회에서는 그간의 순례여정이 기록된 영상이 상영되어 선묵혜자 스님을 비롯한 불자들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총 1만1664대의 관광버스(대여료 약 81억6000만원)가 동원된 것으로 왕복 순례거리를 합치면 817만 킬로미터에 달한다. 게다가 108개의 사찰에 3천 여 가마의 쌀을 공양하는 등 놀라운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이동하는 곳마다 순례단과 해당지역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연결시켜 9년, 344일간 약 30억 규모의 농산물 거래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는 등 국민화합에 기여한 것이다.
순례 초기에 충남 논산의 관촉사를 방문할 때, 인근에 논산 육군훈련소가 있음을 알고, 순례단 3000명이 초코파이를 한 통씩 들고 방문했다. 이를 시작으로 군장병에게 전달한 초코파이가 총 415만개에 이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초코파이 제조사 오리온이 감사패를 보내기도 했다.
108산사 순례단을 본 따 현재 50여 개의 사찰 순례단이 생겨났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은 “한국 불교 1700년사에 전무한 일이다. 21세기 한국불교의 새로운 신행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혜자 스님은 내년 초, 2차 108순례와 함께 ‘53사찰 기도순례’를 5년정도 병행할 예정이다. 혜자 스님은 “우리는 휴식을 위해 멀리 외국도 가고 행복을 위해 맛있는 것을 먹고 비싼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산다.”며 “물질적인 휴식과 평온을 줄 수 있다면 늘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일시적인 휴식과 평화를 줄 뿐이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