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5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통일

4월 총선 앞둔 정치권, 이합집산 가속화

안철수 국민의당·천정배 국민회의 合黨
문재인 더민주·심상정 정의당 총선연대 합의
새누리당 최경환 복귀로 친박진영 정비, 공천경쟁 점화

총선을 2달여 앞두고 내분사태에 휩싸였던 야권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고, 총선에서 180석을 자신하던 여권은 친박핵심 최경환 의원이 당에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공천경쟁에 불을 붙였다. 새누리당은 총선기획단을 가동하며 총선체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예비경선도 치루기 전에 험지 출마와‘진박’후보로 인한 당내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하면서 1월 중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또한 더민주와 정의당이 진보연대를 합의해 이에 앞선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합당에 맞불을 놓았다. 이에 앞서 신당 창당에 나선 안철수 의원은 지난 1월 10일 당명을 국민의당으로 결정하고,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창당준비위원회를 정식 발족했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가 움직임을 살펴봤다.

1_00000.jpg▲ 더민주에서 탈당한 조경태 의원이 지난 1월 21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더민주·국민의당, 이합집산과 체제정비
  야권의 움직임은 2월 2일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시·도당 창당작업과 당원모집, 외부인사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빨랐다. 먼저 지난 1월 7일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 의원이 신당 합류를 선언하면서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의원들의 신당 합류가 이어졌다. 10일에 개최된 창당준비위원회에서 국민의당은“비생산적 이념대립, 지역갈등, 국민분열의 시대를 청산하고 성찰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새로운 대안정치, 민생정치, 생활정치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13일에는 상임부위원장에 김한길 의원을 임명하는 등 조직인선을 단행하면서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외부인사 영입에 총력을 다할 것을 밝혔다.

  지난 12월 30일 호남향우회 탈당을 시작으로 탈당 분위기가 가속화됐다. 12일에는 故김대중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좌장인 더민주 권노갑 상임고문이“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됐다.”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권 고문과 함께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윤철상, 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도 탈당계를 제출했다. 권 고문은 곧바로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야권세력의 통합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에는 주승용 의원과 장병완 의원이 동반 탈당 후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당에 선두자리를 내준 더민주가 사실상 광주·전남에서 의석 수에서도 호남 제1야당이라는 명성마저 잃게 됐다. 15일에는 더민주 정대철 상임고문과 옛 민주계 의원 40여명이 동반 탈당을 선언했다. 정 고문 역시 권 고문과 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에는 최재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지만,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같은 날 더민주를 탈당한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조 의원은 여당 강세지역인 부산에서 3선을 지낸 유일한 인물이었지만, 문 대표와 친노진영과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광주·전남과 달리 전북에서는 유성엽 의원과 김관영 의원만 탈당했을 뿐, 나머지 의원들은 잔류선언을 하는 독특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2.jpg▲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1월 25일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 사실상 진보연대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20대 총선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한‘신년대토론회’에서 두 대표가 악수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여야 인재영입 경쟁 본격화
  새누리당은 10일 법조인 4명을 포함해 6명의 인사영입을 했는데, 20명 이상의 법조인 출신이 현역의원으로 있는 새누리당이 법조인을 추가로 영입하면서 안보와 경제가 중요한 상황에서 북핵전문가나 경제전문가, 외교전문가, 중립적 인사 내지 개혁 이미지의 진보인사에 대한 영입에 신경 써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민주는 18일 박원순 시장과 인연이 깊은 참여연대 김민영 전 사무처장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오성규 전 이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문 대표와 박 시장의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영입여성 1호였던 김선현 교수가 논문표절 및 위안부 피해할머니의 그림 무단사용논란으로 자진사퇴하는 등 곤욕을 겪기도 했다. 

  대규모 탈당사태가 일어난 더민주는 문 대표가 직접 나서 12명의 정치 신인을 영입하면서 당내 분위기를 쇄신해 나갔다. 국민의당과 국민회의 역시 인재영입을 발표하며 새정치와 호남민심을 굳히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여권과 차별화하는 한편 새정치를 표방하기 위한 다른 야권과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기 않기 위해 모두 참신한 새 얼굴을 모시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인재영입 과정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김종인 전 의원과 윤여준 전 장관을 영입하는‘신의 한수’를 둬 갈 길 바쁜 야당의 진영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가 새로운 인재를 경쟁적으로 영입하면서 여러 가지 사태가 빚어져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자발적으로 찾아온 사람들”이라는 식의 영입인사의 격을 떨어뜨리는 결례를 범했고, 더민주의 문 대표는 김종인 전 의원의 영입 이후 대표직 사퇴와 백의종군을 예고했으며,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하는 국민의당은 현역의원을 추가영입하기 위해 대형 인사참사를 부르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안철수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후 처음으로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농수산부 허신행 전 장관, 국방부 김동신 전 장관, 대검찰청 한승철 전 부장 등 호남 인사들을 영입했지만 영입 발표 3시간 만에 비리 연루 의혹 등으로 영입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입법로비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신학용 의원을 영입해 논란이 이는 등 창당 속도에 제동이 걸리면서 다급해지는 모습이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중인 국민회의도 전남 화순경찰서 채수창 전 서장과 예비역 해군 소령 김영수씨, 서울시 장정숙 전 의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3.jpg▲ 안철수 의원(오른쪽부터) ,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의원이 지난 1월 8일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야, 총선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잡음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표정은 나쁘지만은 않다. 야권이 분열되면서 총선 막판까지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도권을 포함한 박빙의 승부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최근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목소리는 쟁점법안 이외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김무성 대표의 현역의원에게 유리한 100% 상향식 공천을 두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의 인천 남동을 출마를 권유한 후 기자회견을 가져 구설수에 올랐고,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해 해당 지역구의 강승규 전 의원으로부터 불공정 경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더민주를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시켜 맞이하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켜 부산에서의 역풍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과 노회찬 의원의 대결로 관심을 받고 있는 노을병에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출마를 선언해 선거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지난 22일‘김종인 선대위원회’출범과 관련해“김 선대위원장이 이끄는 우리 당의 경제민주화 선대위가 국민에게 희망을, 당원에게는 총선 승리를 안겨줄 수 있도록 저와 최고위원들도 백의종군으로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이날 당 지도부를 해산하고, 사실상 김 위원장에게 비대위와 선대위 전권을 부여하면서 선대위 인선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이에 앞선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선대위가 안정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백의종군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jpg▲ 더민주 권노갑 상임고문이 지난달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고, 박지원 의원이 22일 서울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걸어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참배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민주 탈당을 선언했다.
 
  한편, 영입 이후 더민주 김 위원장은 당내에서도 과거 전두환 정권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참여한 전력과 노태우 정권시절 경제수석으로 뇌물을 받아 실형을 산 전력을 비판받아 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17일“친노 패권주의가 당에 얼마만큼 깊이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겠다.”며“이것을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선대위에 친노는 한 사람도 없다.”며,“누구의 압력을 받거나 어느 한 패거리에 치우치는 일은 절대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막판 선거연대 및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을 고민하던 박영선 의원은 21일 잔류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더민주의 탈당사태는 박지원 의원의 탈당 이후 큰 고비를 넘겼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불어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 총리의 기반인 중도층과 충청권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정 전 총리는 정치재개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22일 선대위 명단을 발표했다. 박범계, 박병석, 박영선, 우윤근, 유은혜, 진선미, 최재성 등 현역의원 6명과 김영춘, 정장선, 이용선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했고, 이 밖에 손혜원 홍보위원장, 최근 영입된 김병관 웹젠 이사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등 총 16명이다. 선대위 구성은 친노와 비노 세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등 대체로 적절하다는 평가다. 김종인 선대위는 오는 27일 이후 사실상 당 지도부 역할까지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가운데 24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씨가 더민주에 합류한 데 이어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면서 야권의 총선을 앞둔 야권연대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김종인 위원장의 영입 이후 활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의 이휘호 여사 방문 이후 벌어진 해프닝을 비롯해 한상진 위원장의 이승만 대통령 국부발언 등으로 한동안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 또한 안심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최근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거나 더민주에게 밀리는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야권분열 초기 친노에 대한 반감과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지만, 문 대표의 사퇴로 친노계가 전면에서 물러나고 국민의당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편, 25일 국민의당은 국민회의와 전격통합을 선언하며,“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통합한다.”고 말해 야권 통합의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야권 연대 및 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더민주 문 대표는 국민회의와의 통합을, 정의당과의 연대를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천정배 의원은 더민주가 당 해체 수준에 준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비호남 연대 역시 남겨뒀다. 심상정 대표는 총선 공천만을 위한 야권연대에는 반대를 표명했으나 민생과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연합에는 찬성한다며 정치연합을 제안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문 대표의 야권분열 책임론을 제기하며 독자세력화를 고수했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부분적 총선연대론에 대해서는 개인의 입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5.jpg▲ 더민주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4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 씨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25일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합당 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