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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에 바탕한 지역발전의 밑거름

통일레미콘주식회사 전우현 대표

연초부터 시멘트업체들의 담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어 6개 시멘트업체에 2천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내려졌다. 담합행위로 인해 시멘트 가격이 1년만에 43% 인상되는 등 관련 산업종사자들의 부담감은 가중됐다. 특히 레미콘업체는 시멘트를 원자재로 사용하기에 더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19년째 지역에서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통일레미콘주식회사 전우현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1.jpg▲ 통일레미콘 전우현 대표(왼쪽 두번째)와 직원들이 공장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통일레미콘 전우현 대표는 91년부터 레미콘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이후 20여년의 사업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어려웠던점으로 대기업인 시멘트 회사와 대기업인 건설사 중간에서 가격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시멘트사
들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게 되면 레미콘사가 이를 원재료로 제조해 상승된 가격으로 판매하려면 건설사들은 이를 반영
해 주지 않다는 이유다.
 
현재 시멘트시장은 상위 7개 업체가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2014년 국내 시멘트 출하량 4370만톤 중 3800만톤(87%)을 대형 레미콘사들이 구매했으며 중소레미콘업체는 이 중 2700만톤(62%)을 구매한 최대 수요자다. 하지만 중소레미콘업계는 쌍용, 한일, 성신, 동양, 라파즈한라, 현대, 아세아 등 대기업 계열 시멘트업체와 건설사 사이에 끼어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을 개선코자 작년, 871개의 중소레미콘업체가 모여 만든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려고 했다. 실수요자인 중소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다면 원가를 절감하고 적정마진만 취함으로써 시멘트 가격안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동양시멘트는 결국 7943억에 상표 컨소시엄으로 인수됐다. 중소레미콘업계와의 공존을 위해서 향후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두 번의 위기를 극복하다
전우현 대표는 1997년과 2007년 두 번의 부도를 겪었다. 특히 IMF 시절인 97년의 부도금은 97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게 된 원동력은 당시 납품하던 관계사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대관계였다. 흔히 부도를 앞두고 어떻게든 자금을 만들어 도피하려는 경우와는 달리, 보유한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빚을 갚아 갔다. 이는 전 대표가 가진 젊음을 믿었고, 대표로서의 위치가 납품관계사분들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도금을 하나하나 갚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채권단에 전해져 채권단도 공장만큼은 처분하지 말고 이 공장을 꾸준히 이끌어가길 원했었다. 현재 부도 당시 부채 70%를 정리했고 그때 관계를 맺은 인연들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그동안 받은 은혜와 도리를 잊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방식은 빛을 발했고‘오뚝이’처럼 언제나 일어나서 위기를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2.jpg▲ 직원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의견을 나누는 전우현 대표. 전 대표는 매사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두텁게 쌓아가고 있다.
 
연천지역의 미래를 위해
연천지역은 현재 3호선 확·포장공사가 이뤄지고 있고 3번국도 대체 우회도로가 건설중에 있다. 2019년에 완공되는 경원선 연장사업과 구리-연천간 산업도로가 이어지면 전철과 도로로 인해 연천지역에 대해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이후 건설경기가 상당한 상승곡선을 타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경기도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라고 관내에선 자평하고 있다. 연천군의 80%가 군사규제로 인해 낙후되어 있는 상태이고 개발에 대한 제한이 많다. 몇 해 전 종업원 3천명 이상이 일하고 있는 기업이 연천군에 공장을 설립하려고 했으나, 관련기관과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다른 지역인 양주, 파주로 옮겨간 경우가 있었다. 연천지역이 군사 작전지역이라는 이유로 공장설립에 대한 작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를 중심으로 전 공무원이 나서서 민원을 처리하고 업체를 상대로 애로점이 없도록 관에서 공무원들이 발벗고 나선 상황에도 공장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지역민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었다. 이를 두고 연천지역이 군사시설보호 및 국가공익을 위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낙후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지역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완화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삶
무술 및 각종 스포츠에 능한 전 대표는 어릴적부터 특전사요원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색맹으로 인해 입대가 불가하게 되자 군대에 못 간 만큼 군에 봉사하자는 이유로 사업을 지원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1993년부터 두 번의 부도를 겪는 험난한 경영여건 가운데도 인근 군부대의 병사들을 위한 시설건설에 대한 레미콘 지원, 포장공사 및 골재를 비롯해 10억원 상당을 지원하고 있다. 작년엔 나라사랑보금자리 사업을 도와 육군참모총장 감사패까지 받게 됐다. 나라사랑보금자리는 6.25 및 월남참전 국가유공자 중 생활환경이 열악한 제대군인을 선정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기업은 사업하는 지역에서 경제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작고하신 부친께서 남기신 말씀에 따라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본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과 더불어 보다 체계적으로 군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현재 10여명이 후원회를 결성중에 있다. 후원자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사업적인 연관이 있으면 후원회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에 후원회 조직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 대표는 군 뿐만 아니라 연천지역에 끼니를 잘 챙겨드시지 못하시는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상시로 점포를 운영하며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경제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는 전 대표의 함께 살아가자는 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3.jpg▲ 1. 공병대대장으로 이임하는 김구영 중령과 취임하는 임창욱 중령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장준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받은 감사장
 

레미콘 업계는 이직률이 높지만 통일레미콘 직원의 평균 근속년수가 12년이 되는 것은 대표가 보이는 리더십 때문이다. 전 대표는 목표만 설정하고 나머지는 팀장에게 재량권을 주어 자율적으로 부서를 이끌어가게 한다. 이는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일을 해결하게 하는 방식이다. 직원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봉사와 선행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향토기업인. 연천지역은 통일생태평화존으로 조성되어 통일 한국을 앞두고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이를 대비하는 지역의 사업가로서 앞으로의 전 대표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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