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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험지’종로·마포갑, 오세훈·안대희 vs 박진·강승규 마찰

100% 상향식 공천·험지출마·‘진박’등 계파간 기싸움 재연될 수도

11.jpg▲ 새누리당 지도부로부터 20대 총선‘험지 출마’를 요구 받아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 출마지역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종로’와‘마포 갑’출마를 밝히자 박진 전 의원과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별도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진 전 의원, 강승규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새누리당으로부터 4·13 총선 험지 출마요구를 받아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와 마포갑을 각각 최종 선거구로 확정한 가운데 험지 출마를 둘러싼 당내 잡음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험지 출마 선거구 조율과정에서 지도부의 정치력이 훼손된 데 이어 해당 지역구 예비후보들의 강력한 반발로 경선 전부터 새누리당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여기에 험지 차출론의 대상이 됐던 김문수 전 도지사가 솔선수범론을 주장해 사실상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의 100% 상향식 공천 역시 당내 찬반이 엇갈리면서 험지 출마와 함께 계파간 기싸움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에게 서울에서 여권의 절대 열세지역에 출마해 서울에서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당부했던 김 대표의 계획은 처음부터 꼬이는 형국이다. 오 전 시장은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당의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며 선언한 반면, 안 전 대법관은‘마포가 진정한 험지’라며 마포갑을 선택했다. 이로써 오 전 시장은 종로에서만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과, 안 전 대법관은 마포갑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강승규 전 의원과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게 됐다.

  오 전 시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회견을 열어“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 쉬운 지역에 가지 않겠다, 상징적인 곳에서 출마하겠다.”면서“이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종로”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여당이 종로에서 4연패한 점을 언급하면서“선거의 유·불리만 따진다면 나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에 종로 3선 출신의 박진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오 후보의 종로 출마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오 전 시장을‘해당행위자’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법관도 같은 날 출마 회견을 열어“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며,“국민과 함께 가는 따뜻한 정치, 국민 마음에 공감하는 정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신뢰를 지키는 용기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마포가) 진정한 험지라고 생각한다.”면서“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마포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마포를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 도중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던 강승규 전 의원 지지자들이 회견 도중‘마포는 험지가 아니다’,‘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지 말라’며 반발했다. 강 전 의원은 안 전 대법관 회견 직후 마이크를 잡고“험지가 아닌 양지를 선택한 부나방”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험지 출마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 모두 김 대표가 제시한 후보지역들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량급 후보와 접촉하면서 조율에서 다른 후보들의 불신을 샀다. 결국 모두의 불만이 김 대표에게 향하고 있는 셈이다. 당초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에게 더민주 박영선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을을, 안 전 대법관에게는 중랑·도봉·광진 등을 제안하면서 잠룡급 인사들이 야당의 텃밭 지역구에서 돌풍을 일으켜 주길 기대했다. 대구 수성갑 출마 선언 후 수도권 출마를 요구받은 김문수 전 도지사도“뼈를 묻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내 비판이 계속되는 점도 부담거리다. 김 대표 역시 한때 험지 출마 대상자로 지목됐지만, 수도권 출마요구를 일축한 바 있다. 또 다른 험지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전 대표는 불출마 의사가 여전하다.

  여기에다 여권의 텃밭 지역구는 상황이 훨씬 복잡해 자칫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험지 출마라는 말이 무색하게 여당의 전현직 의원이 몰리고 있는 대표 지역구가 서울 강남·서초, 분당갑·을, 대구·경북, 부산·경남 지역이다. 강남갑에는 심윤조 의원과 이종구 전 의원, 이은재 전 의원이, 강남을은 김종훈 의원과 류지영 의원, 원희목 전 의원이 공천권을 두고 물밑 경쟁에 들어갔고, 서초갑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 서초을은 강석훈 의원과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 박성중 전 구청장, 정옥임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친박과 비박간의 혈투가 예고된 영남지역은 예비경선을 치루는 수도권지역보다 훨씬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경선 여부와 향후 거취가 단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대구 달성의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후보로 낙점된 가운데 이른바‘진박 후보’로의 추가교체가 향후의 잡음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부산 사하을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해 PK의 고토를 수복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새누리당의 압승을 견제하는 심리 또한 작용할 수 있어 낙관할 수도 없는 지역이 바로 부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