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대책 발표 하루 뒤 인천항도 뚫려
-김해·제주공항 밀입국 사건 연달아 발생
최근 한 달 새 연이은 인천국제공항 밀입국사건 등에 관해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한 보안대책을 발표한 하루 뒤, 또다시 밀입국사건이 발생하면서 출입국보안 관리체계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2일 법무부 등이 발표한 바로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우즈베키스탄인 1명과 베트남인 1명 등 불법체류자 2명이 강제출국을 위해 호송되던 중 인천공항에서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돼 있던 불법체류자들은 호송버스를 타고 인천공항 출국장에 내렸다.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여수 외국인보호소 측 호송버스로 갈아타는 동안 이들은 경계가 허술한 틈을 타 뒤쫓아오는 보안요원을 따돌리고 도망갔다. 규정상 보호소 측은 강제출국대상자를 비행기 탑승구 부근의 대기실까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검색절차 등 직원들의 호송편의를 생각한 나머지 불법체류자를 버스 한 대에 태우려다 도주를 허용한 셈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달아난 2명 중 베트남인은 검거됐지만, 우즈베키스탄 출신자는 아직 소재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승관광 외국인들에게 비자 없이도 국내에서 72시간 동안 여행할 수 있게 한 점을 악용한 사례도 있었다. 작년 8월 환승관광객 베트남인 부부가 일본행 비행기로 갈아타지 않은 채 불법체류 상태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출입국 관리 당국이 현재 소재지를 찾고 있다. 지난 1월 21일 불법취업목적으로 밀입국했다가 체포된 환승 관광객 중국인 허모 부부도 있다. 입국심사과정에서 숙박하는 호텔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해 입국이 거부됐지만, 상대적으로 사람이 없는 심야에 출국장 출입문을 흔들어 잠금장치를 부수고 밀입국을 시도한 것이다. 이어 8일 뒤인 29일 20대 베트남 관광객이 일본행 비행기를 갈아타지 않은 채 심사대를 뚫고 나갔다. 베트남 관광객이 진입한 구역에는 총 7대의 심사대가 있었지만, 관리원은 단 1명뿐이었다. 많은 이용자가 급증한 출입국심사대 보안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국인 허모 부부는 나흘 만에 붙잡혔고, 20대 베트남인은 밀입국한 뒤 닷새만인 2월 3일에 대구에서 검거됐다.
부산 김해공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사이판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한 중국인은 입국심사대와 감독관석 사이 통로로 빠져나갔다. 입국심사대의 직원 7명과 감독관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법무부는 부랴부랴 수색에 나섰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도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한 조직적 밀입국과 불법체류 위험성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제주도에 왔던 베트남 관광객 수십명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6년부터 중국, 베트남 등 191개국 외국인들에게 무비자 30일을 제공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무단이탈한 이들이 내륙으로 재 밀입국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택배 차량 뒤에 숨어 육지로 가려던 중국인 5명이 붙잡혔고 어선으로 밀입국하려던 일행이 검거되기도 했다. 현재 비자 없이 제주에 들어와 불법 체류한 외국인은 대략 4300여명으로 4년새 15배나 늘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환승관광과 자동 출입국 심사대가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는 내년까지 심사대와 등록 장소를 늘려 자동 출입국심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리요원을 늘리는 등 보여주기식 보수가 아닌 보안체계에 정교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환승 관광객은 합법적으로 국내에 72시간 동안 머물도록 허락된 경우로 허락 없이 들어온 밀입국 사례와는 다른 사안”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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