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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시니어계층의 사회참여로 세대간 소통과 역할을 강조하는 조순태 회장

위기의 가정, 책임과 배려가 우선 - 부모의 책임과 자식의 도리 바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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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동학대 종합대책 발표와 지난해 7월 21일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었음에도, 인천 여아 탈출사건, 평택 어린이 사망사건, 부천 여중생 살해사건 등 아동학대를 비롯해 살인에 이르기까지 최근 2년 동안 무려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후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던 아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 멀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평균 35%로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가정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아동학대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이자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조순태 회장을 만나 위기의 한국가정에 대해 알아봤다.


부모가 되는 데에도 교육이 필요하다

최근 아동학대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해 조순태 회장은 혼인신고 전 부모교육을 통해 단순히 성인 남녀가 만나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서로에게 온갖 노력을 다해 배려하고, 앞으로 태어날 2세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부모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해 보일지 몰라도, 부모교육을 통해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며 혼자 자유롭게 살던 미혼 시절과는 달리, 한 공간에서 부부가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부딪히며 살아야 하므로 서로에 대한 배려와 남편과 아내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인 부부가 되기 전에 이런 마음가짐과 각오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미리 준비를 거쳐야 부부생활의 위기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의 사랑으로 2세가 태어난다면 책임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아이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철저하게 부모의 보호 아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므로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아이가 태어난 후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선택한다 해도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아이에 대한 양육이다. 결혼하고 자식이 있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기 때문이다. 올해 온라인게임에 중독된 아버지의 감금과 폭행에 시달리다 탈출한 인천 여아 탈출사건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부모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포기한 것도 모자라 상습적으로 때리고 굶기는 등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되살아나야 한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비단 이런 문제가 자식의 양육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세대에 대한 부양의무마저 저버린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핵가족화 및 1인가구화된 우리나라 가족관계에서 그 원인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모 부양의무를 어긴 자식들에게 증여재산을 회수 및 소급적용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강화하고, 부모를 학대하는 패륜행위를 방지하는 불효자 방지법이 추진되고 있다. 조 회장은 사실상 전통적인 의미에서 가족의 개념이 해체된 상황에서 세대간의 단절과 이기적인 욕심이 팽배해지고 있어 요즘과 같이 반인륜적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통적인 가족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올바른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강제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국가가 장기적으로 전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니어계층의 사회참여로 건강한 사회 만들어야

인성교육마저 사교육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조 회장은 우리 사회를 바로 잡겠다고 시행된 인성교육이 평가의 잣대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체험하고 체득되지 않는 한 실효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성교육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단절된 세대간 소통을 복원하고, 그 토대 위에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주도적인 역할을 바로 연륜과 지혜가 축적된 시니어 계층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들과 사회생활을 하느라 바쁜 젊은 세대를 대신해 은퇴 후 사회참여나 봉사활동을 원하는 시니어 계층을 중심으로 일거리를 제공하면서 세대간 소통과 간접적으로나마 가족관계 복원을 통해 젊은 부부의 양육비용을 줄이는 한편, 할아버지·할머니의 사랑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손자·손녀 역시 시니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지금의 천편일률적인 노인 기초연금 수령구조에서 벗어나 사회참여를 희망하는 시니어에게 등하교 돌봄서비스를 비롯해 학교 내 사회복지사 등의 역할을 제공하게 되면 시니어의 근로욕구와 생계비용을 충족 및 보완할 수 있게 되고, 학교와 가정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아이들의 신변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즉, 살아있는 인성 교육현장을 제공하고 세대간 소통구조를 만들어줌으로써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선순환구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순태 회장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건강한 가족,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하면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금의 격심한 위기를 줄여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