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6개월만에 국내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을 동시에 인수하는 등 추가 인수합병에 나섰다. 안방보험은 지난달 6일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1999년 제일생명을 4000억대 인수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약 1조 3000억원을 투자했으나 사실상 17년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이번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가격은 300만 달러 수준으로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35억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된 이유는 앞으로 알리안츠생명에 필요한 자금이 약 8천만 달러(930억원)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배경에 보험업계 노조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높고, 알리안츠생명의 실패 요인을 90년대 영업방식이었던 고금리상품과 1조에서 2조원으로 추산되는 규제차익 실패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도 별다른 문제 없이 승인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방보험이 지난해와 올해 인수한 회사를 합병하면 국내 금융계에서 입지가 한 단계 강화된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11위인 알리안츠생명이 동양생명과 합병하면 자산순위 기준 5위 보험사가 된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26위인 알리안츠자산운용도 업계 13위인 동양자산운용과 합치면 업계 8위로 도약하게 된다. 덩샤오핑 전 중국 최고지도자 딸의 사위가 경영을 맡은 안방보험은 불과 12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금융회사가 됐다. 현재 KDB생명, ING생명 등의 매물에 중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등 중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금융사들이 국내 보험시장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세계 7위권인 국내 보험시장에 뛰어들어 선진 금융기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인가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은데, 국내 보험사 인수는 대주주 적격성만 승인을 받으면 된다. 또 높은 배당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국내 보험시장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의 외국계 보험사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매년 순이익의 절반 정도를 본사로 송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