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히로시마 방문 때 한국인 원폭 피해자 2만명에 대한 추모를 묻는 말에 “2차 세계대전 기간에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공약이자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을 애도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가 아님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월 26, 27일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히로시마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 배경에는 일본의 치밀하고 집요한 노력이 있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자 일본은 오바마의 최측근인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를 통해 일본은 사과를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해 미국 정부의 부담을 덜어줬다. 현재 일본은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미국은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히로시마에서 중대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나섰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이번 방문을 계기로 대중국 포위전략이 본격화되고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협공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미일 공조체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일본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전쟁 피해자로 이미지 세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는 일본 히로시마를 직접 찾아 미국과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