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과 부패 스캔들에 휩싸였던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지난달 12일 정지되고,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되면서 리우 올림픽은 대통령 없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브라질 상원 전체의원 81명 중 절반을 넘는 55명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개시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는 22명뿐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좌파 정권이 13년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탄핵심판 절차는 최대 180일간으로 이 기간에 호세프의 정부회계장부 조작 혐의를 심리한다. 2014년 대선을 앞두고 국영은행들의 자금을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이다. 탄핵을 주도해온 야당은 호세프가 페트로브라스 비리에도 연관됐다고 주장해왔다. 경제난에 지칠 대로 지친 민심도 호세프 탄핵에 동참했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돼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다만, 상원과 심판을 주관하는 연방대법원장은 오는 9월까지는 탄핵절차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1992년 뇌물수수 혐의로 탄핵심판 도중 대통령직을 사임한 후 24년만에 대통령 탄핵 위기상황을 맞았다. 탄핵심판 후 상원에서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는 최종적으로 탄핵을 당한다.
브라질은 현재 경제위기에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터진 상황이다. 신종플루 사망자도 급증해 4월까지 2085명으로 확인됐고, 이 중 411명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시설공사가 중단된 곳이 적지 않다. 상황이 악화되자 올림픽 개최 연기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호세프가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호세프 지지파와 탄핵파로 두 동강 난 상황이라 당분간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원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수백 명의 호세프 지지자가 시위를 벌였고, 반대편에선 수백 명이 호세프 탄핵을 외쳤다. 호세프는 이날 상원으로부터 대통령 직무정지를 통보받은 뒤 대통령 집무실을 떠났다. 그러나 호세프는 “탄핵의 위법성을 끝까지 밝히겠다.”며, “자신들의 부패를 감추기 위해 벌이는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55명이 탄핵심판에 찬성해 사실상 호세프 퇴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탄핵심판 뒤 최종탄핵안이 가결되면 호세프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잔여 임기를 테메르 부통령이 대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