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을 받고 옥시레킷벤키저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조 교수가 억울하다고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는 지난달 18일 조씨의 구속적부심 기일을 열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옥시 측은 2011년 10월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위험요인으로 지목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고자 조 교수에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독성실험을 의뢰했다. 하지만 첫 번째 실험에서 치명적인 독성이 확인되자 보고서를 유리하게 써달라고 조 교수에게 청탁했다. 조 교수는 이듬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흡입독성실험 보고서를 내놨다. 옥시 측은 세 차례에 걸쳐 총 1200만원을 조 교수의 개인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우 영장당직판사는 7일 조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한 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살균제 개발 전에 살균성분제 분야의 국내 최고전문가로부터 직접 제품유해성 경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올 2월 옥시 본사와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옥시 측 주요관련자의 과실책임을 밝히는 핵심 증거가 되는 메모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신현우 전 대표의 처벌로까지 이어졌다. 이제 검찰의 수사방향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를 비롯해 옥시 영국 본사까지 수사망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3일 존 리 전 대표를 소환한 데 이어 거라브 제인 전 대표도 곧 소환할 방침이고, 이르면 이달 안에 직접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와 이승한 전 홈플러스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집단소송제와 집단적·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 입증책임의 완화와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