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윤병세 장관은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 참 석차 우리 외교장관으로서는 최초로 지난달 4~5일 쿠 바를 방문,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과 75분에 걸 쳐 회담을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장관 회담에 서 윤 장관은 쿠바 독립운동을 이끈 혁명가이자 문학 가로 쿠바인들의 큰 존경을 받는 호세 마르티의 시를 언급하며, “쿠바에 대한 첫인상은 ‘모든 것이 아름답고 영원하도다’란 관타나메라의 시구와 같았다.”고 말했 다. 윤 장관은 1921년 처음 이주한 한인과 관련해 “양 국 사이에 이런 역사적 뿌리가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강조했다,”며, 기후변화로 쿠바가 직면한 위협에 대한 지원의 손길도 내밀었다. 외교부는 “쿠바가 주도하는 ‘카리브 지역에서의 기후변화 대응협력사업’에 우리의 기여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제 시한 기여방안은 카리브 지역의 모래해안선 침식과 관 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피해 지역은 코히마 르로, 이곳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쓸 당시 이곳에서 영감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
쿠바도 각별한 의전으로 화답했다. 윤 장관에게 중 형 세단 벤츠를 내주고 이동할 땐 선두에 에스코트 차 량을 붙이고 교통신호를 통제했다. 외교장관회담에도 차관보급인 헤라르도 페날베르 양자총국장이 배석하 고, 한국은 국장급이 배석했다. 외교장관 회담소식은 사전에 발표되지 않았는데,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 는 쿠바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후 보 도 역시 한국과 협의 끝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북한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기 때문 이다. 5월 초 한·이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지지 선언과 북한·이란의 핵·미사일 협력 고리를 끊 은 것에 이어 우간다가 북한과의 군사와 경찰분야 협 력 중단을 선언한 것도 북한 정권의 고립감을 심화시 켰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은 이란과 우간다, 쿠 바, 러시아, 불가리아 등 북한 우방국을 중심으로 봉쇄 외교를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대외정책 연장선이 라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