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중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김씨가 숨졌다. 이후 추모의 글과 발길이 이어지다 5 월 3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SNS에 “조금 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 른다.”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의 거센 비판을 받고 나서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어 1일 남양주 지하 철 공사현장이 붕괴돼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들 모두 하청업체 근로자의 안전사고라는 점에서 이들 근로자의 희생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 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두 사건은 우 리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의 차이 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갑질논란과 비정규직이 가질 수밖에 상대적 박탈감이 얼마나 공분을 사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고였다.
먼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는 사회의 각종 비리가 축약된 사고라는 점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정비원 김씨가 구의역 스크린 도어 보수업무를 진행중이었던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어이없는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배경에 는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메트로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은성PSD 측에 일감을 주는 대신,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정규직 으로 우선 채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 퇴직 전 임금 의 60∼80%를 서울메트로 잔여정년에 따라 지급하고, 복리후생은 서울메트로와 동일한 수준으로 요구 했다. 그러는 사이 김씨가 끼니를 컵라면으로 해결하 고, 그나마 식사도 못할 만큼 격무에 시달렸지만 월급 은 144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퇴직자들 은 단순한 일을 하는데도 평균 연봉 5100만원을 받은 물론, 높은 수준의 복리후생도 받아온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 계약을 맺으면서 모든 사고의 책임 을 전가시켜온 셈이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지난해 8월 강남역 사고 가 발생한 지 1년도 안 돼 일어났다. 서울메트로는 재 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안전업 무를 외주업체에 넘기면서 사실상 방관했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용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면 된다. 심지 어 용역작업을 감독하지 않거나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 을 받고 있다. 구의역 사고 직후에는 은성PSD 직원들 의 근무기록이 2인 1조로 조작돼 있었고, 마스터키도 용역업체에 넘겨져 있었다. 또 2013년~2015년 8월 기간 동안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 는 846건이었지만, 서울메트로는 총 7222건으로 스 크린도어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됐고, 정수영 서울메 트로 사장직무대행도 스크린도어의 부실공사 가능성 을 인정했다. 숨진 김씨도 은성PSD에 고용된 근로자 로 알려지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사과하고 나섰고, 산하기관 외주화 실태조사 후 지하철 공사 안전관 련업무 외주를 근본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남양주시 진접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의 피해자 역시 원청인 포스코건설 의 공사현장에 투입된 하청업체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 졌다. 이들 또한 열악한 작업환경과 복지후생의 사각 지대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것이다. 지하 15m 아래에 공사현장에 투입된 10명을 포함한 이들 근로자 14명 은 가스 폭발로 붕괴사고가 나면서 4명이 숨지고 10 명이 다쳤다. 이들은 포스코건설의 하청업체인 매일 ENC에 정식 채용된 직원이 아니라,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임금은 16만∼18만원으로, 계 약날짜는 지난 4∼5월로 각자 달랐다. 일당은 4대 보 험을 제하고 받아왔다. 이날 공사현장 근로자 23명 중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는 모두 17명이었고, 하청업체 직원 3명을 제외한 이번 사고의 피해자 14명이 모두 일용직이었다. 폭발의 사고원인은 LP가스 누출에 의 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 지하작업장에서 근무한 인부 12명은 용접기능사 자격증이 없었고, 현장인부 중 2명은 전기기능사 자격증 보유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고 직후 포스코건 설은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문을 발표한 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유가족과 부상자, 부상자 가족들에 대한 지 원도 약속했다. 하지만 4일 희생자 유가족이 포스코건 설이 사고 후 근로자의 담배꽁초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진정성 없는 사과로 2차, 3차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과 그에 맞는 진정성 있 는 사과 없이 일체 협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편, 이들이 일용직 근로자인 관계로 사고 후 포스코건 설이나 하청업체가 피해자 가족에게 사고소식을 전하 지 않아 희생자 유가족들은 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또한, 사망자 중 윤씨는 2주 전부터 현 장에서 근무하면서 열흘 넘게 하루도 쉬지 못했고, 사 고 당일도 원래 쉬는 날인데도 하청업체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 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 윤씨는 가족 에게 “현장에 물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고, 더운 날씨에도 “벌벌 떨면서 일했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