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김영란법 적용대상 제외 또는 금액기준 상향 등의 의견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농축산물 수급대책 T/F팀를 구성,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한 수급대책과 농축산업계 영향 최소화 대책도 마련에 들어갔다. 국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일 비대위 회의에서 농축수산업계의 걱정에 대해서도 시행령 준비에 적극 반영해 달라고 강조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시행령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이처럼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 상한선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상한선을 명시한 시행령 규정의 타당성을 오는 2018년까지 검토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시행령 안에 관련 일몰 규정을 추가해 상한선 수정 여지가 남아 있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영란법 특별소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령의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 상한선 한도와 적용품목의 수정 여부가 뜨거운 논란이 됐다. 소위 의원들은 김영란법이 현행대로 시행되면 농수축산업계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정부가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도 관련업계의 이해를 반영해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의 가액한도를 올리고 적용 품목을 제외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농림부는 김영란법 시행 후 농축수산물 수요가 1조 8천억∼2조 3천억원, 음식점 매출이 3조∼4조 2천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분석을 근거로 농축산물을 제외하거나 식사·선물가액을 각각 5만·1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수부도 6천억∼7천억원 규모의 수산업계 피해가 예상된다며 식사·선물 가액을 각각 8만·10만원으로 조정하거나 수산물에 대한 시행령 적용을 3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규제개혁위원회도 현 시행령안의 가액기준에 동의했다는 점과 각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을 근거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시행령의 보완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의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더민주는 적극적으로 개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다른 당들은 일단 법을 시행해본 뒤에 부작용에 대한 보완작업에 착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시행령 보완결과를 확인한 후 다음 행보를 정하겠다는 방침을 정리했다. 더민주는 선물과 식사비용의 상한액을 높이도록 시행령을 개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식사 접대비 3만원, 선물비용 5만원으로 된 상한선을 각각 5만원과 10만원으로 올리자는 게 더민주의 주장이다. 국민의당도 일단 법안을 시행해보고 나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에만 보완작업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당은 법과 시행령의 원안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법 적용대상에 국회의원이 제외됐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야권 인사들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은 선출직이지만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에 금품수수의 경우 예외 없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다만,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정책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한 제안과 건의는 허용한다.’는 5조2항3의 내용 때문에 빚어진 소란이었다.
김영란법에 따라 유통·요식업계에서는 관련상품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가장 많은 타격이 예상되는 고급 식당가를 비롯해 백화점, 고급호텔 등지에서도 김영란법에 맞는 상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3일 한 소고깃집은 이달부터 김영란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300g과 소주(맥주) 2병, 식사 포함 2만 9900원이다. 식사 접대 상한선까지 가격대를 맞췄다. 백화점도 추석을 앞두고 미리부터 김영란법 준비에 들어갔다. 백화점에서는 5만원 미만 선물세트 구성을 최대 40%까지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기가 많은 과일류 선물세트의 5만원대 비중을 최대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일 선물세트는 과일 갯수를 줄인 상품으로 상한선인 5만원보다 1천원 적은 수준이다. 또 공산품과 소시지 선물세트의 비중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소고기를 포함한 육류 선물세트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특히 소고기 선물세트를 김영란법 가격대에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의 경우 선물세트 단가가 낮고 판매비중 자체도 크지 않아 향후 관련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상품권 역시 판매비중이 적어 김영란법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빵 기업과 닭고기와 돼지고기도 한우보다 단가가 낮다는 이유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since 1995 대한뉴스 홈페이지 http://www.daehannews.kr에서 더 많은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