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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류머티스 관절염




신체는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고, 거기에 혼(정신)이 함께 하여 온전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질병은 인간의 오장육부 근육과 정신뿐 아니라 뼛속에서까지도 괴롭히는 것이다. 

한방의학에서는 수천년 전부터 뼈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의성(醫聖)으로 꼽히는 편작이 말하기를 ‘병이 피부에 있으면 탕약으로 다스리고 혈맥에 있으면 침으로 다스리며 위장에 있으면 술로 다스리지만, 골(骨) 속에 있으면 고칠 수 없다’고 했다. 또 오래된 한의서인 황제내경(皇帝內徑)에도 골한증(骨寒症), 골열증(骨熱症), 골통증(骨痛症), 골위증, 골상증(骨傷症) 등 여러 가지 증상들에 관한 부분이 있다.

우리 몸은 220여개의 뼈로 구성된 만큼 뼈에 관한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경우 현대의학에서도 아직 그 발병원인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전신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은 한방학적 접근이 오히려 원인을 밝혀내기에 더 쉬울 것이다. 지금까지의 임상적 연구에 의하면, 발병원인의 주원인이 한랭, 습윤, 영양장애 등이며,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서 3배 정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서 심하여 괴롭게 하는데, 흔히 산후풍이라고 알려져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전신에 나타나는 만큼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급성인 경우 오한이 계속되며, 39~40℃ 정도의 고열이 나고, 관절의 종창. 동통. 가벼운 발적 기능장애 등을 일으키는 한편, 관절강직,부종, 운동제한, 기능소실 등으로 관절주위근육이 위축되며, 특히 손가락 관절에 침범되면 주먹을 쥐는 힘이 약해져서 이 정도로도 염증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기도 하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침범양상은 관절이 대칭적이며, 흔히 팔꿈치, 어깨, 무릎, 발가락 등에서 나타나고, 손에는 특히 손끝보다는 손가락 가운데 관절에 침범하여 부종을 보이기도 한다. 또, 다발성이며 날씨가 춥거나 몸이 냉하면 더욱 심해지고, 때때로 심장내막염, 심낭염 등을 유발해 판막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이 병은 단순히 관절만의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만성의 전신병으로 생각해야 된다.

최상의 치료법은 철저한 예방이다. 집안의 환경과 위생에 주의하고, 될 수 있으면 차고 습하며, 어두운 환경을 따뜻하고 쾌적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체력을 단련하여 항질환성을 높여야 하며, 감기, 편도선염, 인후염, 급성중이염 등의 질병을 제때에 치료하는 것도 예방법의 하나이다. 급성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부드럽고 적당한 운동으로 관절의 강직을 방지하고, 단백질과 비타민의 보충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채소와 해조류 그리고 어류의 칼슘을 많이 섭취하여야 하며, 과일의 산성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동의보감에 전하는 한방치료의 처방으로는 감초부자탕(甘草附子湯), 방기황기탕(防己黃耆湯), 소풍활혈탕(疎風活血湯), 마행의감탕(麻杏薏甘湯) 등이 있는데, 마행의감탕(麻杏薏甘湯)은 팔다리의 근육 류머티즘으로 관절의 동통을 수반할 때 효과적이며, 감초부자탕(甘草附子湯)은 오한과 땀이 많고, 살짝만 닿아도 통증을 느끼는 증상에 좋다. 특히, 비만한 부인들이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경우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지속해서 얼얼하게 통증이 오는 때는 방기황기탕(防己黃耆湯)이 효과적이다.

55세의 K 부인은 외모로 보아 아쉬운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안색 좋은 귀부인티가 났으나, 막상 진찰 해 본 결과, 물렁한 살의 비만형으로 관절염증상이 무려 5년째나 되었다. 처음에는 양측 요부가 힘이 없어 일어서 있으면 다리가 막대기처럼 되는데, 꼬집어도 감각조차 없더라는 것이었다. 화장실에 가서 일어설 때가 가장 아프고, 계단이나 언덕길을 혼자서는 오르내리기 어려울 정도였다는 것이다. 다소 혈압이 높고, 심장도 약간 비대했으나, 식욕이나 대소변에는 이상이 없고, 복부는 심하게 팽만하였다. 그럴 때마다 주치의를 찾아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주사하면 쉽게 통증은 제거되고, 다소 부드럽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찬가지로 돌아간다고 호소하였다.

필자는 제습서경의 주약을 20일간 투여하였더니 다리의 막대기 현상이 풀어지고, 무릎에 약간의 힘이 생겼다. 다시 20일간을 계속하고 나서 부기도 빠지며, 계단을 혼자서 오르내릴 수도 있게 되어 주위 사람과 친구들에게도 소문이 날 정도였다. 어느 친구는 실험 삼아 다리를 꼬집기도 하였는데, 감각이 살아나 아프다는 소리를 지르므로 신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방에서는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일반적인 약제의 투여보다는 그 증상과 체질에 따른 원인치료를 주안점으로 하는 만큼 전문한의사에 의한 진찰이 꼭 필요하다. 


▲ 백운당한의원 김영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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