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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결정…새 수장에 아줄레이 전 프랑스 문화장관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이스라엘 성향이라고 비난해온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결국 탈퇴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발단은 지난해 유네스코가 동예루살렘 내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성지 관리문제에서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면서부터다. 지난 7월에는 소유권 분쟁 중인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구 시가지를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올렸다. 이 과정에 유네스코에서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점령자’라고 표현했다.
 
또, 10월에는 동예루살렘 공동성지 주권문제에서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동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인 접근권을 막았던 이스라엘을 규탄한 결의안을 채택하며 이스라엘의 큰 반발을 샀다. 결국, 이스라엘은 결국 미국과 동반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의 탈퇴에는 유네스코에 체납된 돈 문제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여기에 항의해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는데, 체납금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반유대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노선과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탈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10월 재가입 이후 6년만에 나온 탈퇴 결정이다. 다만, 미국 국무부는“세계유산 보호, 언론자유 옹호, 과학적 협력과 교육증진”에 대한 견해를 계속 유네스코에 전달하고자 탈퇴 이후 정식 옵서버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유네스코 규정에 따라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은 내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분담하던 최대 후원국이다. 뒤이어 일본이 2위로 9.7%, 중국이 3위로 7.9%의 유네스코 분담금을 각각 부담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을‘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스라엘도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네스코를 가리켜‘부조리의 극장’, ‘역사를 보존하는 대신 왜곡하는 곳’이라며 탈퇴를 공식화했다.


이에 보코바 사무총장은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싸움에서 교육과 문화교류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미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는 우리 기구를 탈퇴하는 것은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네스코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면서“21세기를 더더욱 정당하고 평화롭고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지난 8년간 유네스코를 이끌어 왔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팔레스타인은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해 ‘완전하고 총체적인 편향성’을 띠고 있다면서 유네스코 탈퇴는 역효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짓이라고 규탄했다. 이어“조만간 모든 유엔 기구에서 팔레스타인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서도 탈퇴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우려의 말을 남겼다. 중국은 13일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선언에 대해 평론을 요구하자 모든 나라가 유네스코의 활동에 공헌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계속해서 유네스코 업무에 참여하고, 지지할 예정”이라며,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거에서 자국 대표를 철회하고 이집트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으로 최대 후원국으로 등극할 일본의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12일 일본 주요 언론은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소식에 대해 일제히 보도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유네스코의 앞으로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동문제를 비롯해 조선인 강제노역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문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안부 기록물문제의 경우 8개국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에 반대하는 막후 외교전을 치밀하게 펴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은 위안부 기록물 유산 등재 저지를 위해 유네스코를 상대로 분담금 감축 카드를 들고 압박하고 있어 유네스코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에 미국은 다른 유엔 산하기구에 대한 추가 탈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네스코 탈퇴와 관련해 “미국 납세자들은 우리의 가치에 적대적이고 정의와 상식을 조롱하는 정책들에 억지로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유네스코가 7월 헤브론 구 시가와 ‘족장의 무덤(아브라함의 무덤)’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지정한 것은 터무니없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가장 최근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은 같은 렌즈로 유엔 산하 모든 기관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유엔 산하기구가 유네스코처럼 미국에 적대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추가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네스코의 새 수장에 여성인 오드리 아줄레이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선출됐다. 13일 해외언론에 따르면, 아줄레이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유네스코 이사회의 6차 결선 투표에서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아줄레이는 10월 10일 총회 투표에서 인준되면 유네스코의 새 사무총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아줄레이는 유네스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으로, 그는 프랑스인으로는 두 번째로 기구로 이끌게 됐다.


유네스코의 첫 여성수장은 현 보코바 사무총장이 다. 그는 모로코 왕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문역이었다. 이런 연유로 아줄레이도 아랍지역에 연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줄레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줄레이도 선거 승리 후 한 연설에서 유네스코의 문제에 대한 대응은 오직 개혁뿐이라며, 이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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