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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폭락에 美제재로 디폴트 위기 베네수엘라…결국 채권투자자 70%인 미국자본이 관건


피치․S&P ‘신용등급 강등’
한때 오일머니로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했던 베네수엘라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이면서도 국가 부도(디폴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실정으로 기인했다. 11월 14일(현지시각) 피치는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했고, 이에 앞서 S&P도 기존 CC에서 ‘선택적 디폴트’로 두 단계 강등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총부채가 1500억 달러(약 167조 3천억원)인 반면, 보유 외환은 1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베네수엘라는 연말까지 14억 7천만 달러, 내년에는 80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이자상환 만기를 지키지 못할 채권이 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국제유가가 폭락한 2014년부터다. 베네수엘라는 재정수입의 90%를 원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내수 기반이 취약해 대부분의 물품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국가부도 위기는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거론됐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의 국가부도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간 경제난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려왔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좌파 국가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국가부도 위기는 미국으로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8월 베네수엘라와 신규 금융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금융제재를 가했다.


채무조정 협상 돌입
베네수엘라 정부는 채권자들과 채무조정 협상에 돌입했다. 13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하얀 궁전에서 100여명의 채권자와 대리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채무조정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2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일방적으로 대외부채와 지불금에 대해 채무 조정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채무조정 협상 대표인 부통령과 경제부 장관은 회의장에 입장한 지 20분만에 떠났다.


부통령과 장관은 각각 마약밀매와 부패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로, 미 재무부가 채권자들이 채무조정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재 대상자들과 협상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총부채 1500억 달러 중 600억 달러의 투기등급 채권의 이자와 상환 조건 등에 대한 재조정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투자는 일단 멈췄다.


베네수엘라는 8월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대응해 미국이 고강도 금융제재 조치 후 자금조달 길이 막히면서 대외채무 이행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 이전에도 유가 하락과 통화가치 폭락으로 식량난과 함께 물가가 한해 20배 넘게 뛰는 경제혼란을 겪어왔다. 여기에 미국은 자국 기관들의 베네수엘라 신규 채권 매입을 금지시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마두로 정권의 야당 탄압 중단을 채무 재조정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채무 재조정으로 한숨 돌려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9년과 2024년 만기도래하는 채권의 이자 2억 달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때 마침 러시아 내민 손을 잡으며 베네수엘라는 한숨 돌리게 됐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는 31억 5천만 달러(약 3조 5천억원) 상당의 국채 상환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채 재조정에 합의하고, “새로 합의된 일정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채무를 10년에 걸쳐 상환하기로 했으며, 첫 6년간 상환액은 최소 규모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1년 러시아로부터 차관을 도입했으나 2014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위기로 채무를 제때 갚지 못했다. 그동안 베네수엘라는 전통적인 우방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러시아와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80억 달러와 280억 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중국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라 조만간 유리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국가부도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채권 투자자 중 70%는 북미지역에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대 채권자는 20억 7천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다. 이어 미국의 블랙록 투자 펀드가 17억 9천만 달러를, 미국의 FMR LCC가 11억 8천만 달러를 각각 투자해 2·3 채권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로써는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가 새로 융자를 받거나 기존 채무를 다른 조건으로 갱신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채무조정 협상을 주목하는 가운데 채권자들이 베네수엘라 제재 대상자들과 함께 새로운 채무조정 결과를 내놓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수출로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마두로 정권의 입지가 국가부도 위기로 공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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