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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 - 인간의 이기심과 교만심


 
인간의 삶의 영역에는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있다. 물질세계는 대체로 가시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이고 다급 하고 조급한 측면이 있다. 반면에 정신세계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는 물질세 계와 관련된 어떤 상품을 제작하는 일에도 그 제작자의 동기와 정신이 상품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정신세계는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세상의 형편을 보면 너무나 물질 위주의 세계가 형성되어 가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느 시대나 정신적 기반이 약화되고 건전한 철학이 무시되면 당대의 문화는 쇠퇴의 길에 접어들어 마침내 망국의 결말을 초래한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정치에는 철학이 없어 보이고 교육에는 올바른 가치관이 사라지고 문화는 퇴폐적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해지고 인간 삶의 의미와 가치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도덕적 가치나 건전한 윤리 사상이 힘을 잃고 돈과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그 수명이 길지 못할 것이다. 인문 사회 계열의 학과 출신들이 경시당하고 취업이 제대로 안 되는 오늘 한국의 현실을 보면, 조만간 한국 사회는 허약한 정신기반 위에 화려한 모래성을 쌓다가 결국에는 사회가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깊어진다.
 


인간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인간의 두 가지 본성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에 대하여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종합해 보면 악한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 선한 일은, 가르치고 교육을 해도 잘 안 되지만, 악은 가르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이러한 악한 본성 중에는 두 가지 기본적인 악이 있는데, 하나는 이기심이고, 또다른 하나는 교만심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적 이기심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을 고집하는 집단 이기심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어느 한 개인이 손해를 보면 더 큰 공동의 유익이 있어도 그 이해관계의 중심에 있는 한 개인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다. 어느 한 집단이 양보하고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면 국가적인 이익이 창출되는 것이 분명해도 끝까지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서글픈 현상이다.


그 열매가 우리의 자식들이나 후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한 일임에도 현실적 이익을 놓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고질적인 이기심의 결과이다. 이기심으로 눈이 멀면, 객관적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고 주관적 가치가 우선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러한 이기심이 국가적 차원에서 발동이 되면 그 피해의 범위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확대되어 결국 한 국가의 미래 역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실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일차적인 악한 본성과 함께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교만심이다. 교만심에서 나오는 부작용과 해독은 매우 다양하다. 교만심이 발동을 하면, 늘자신을 과대 포장하여 선전한다. 그것은 일종이 거짓이고 기만이지만, 어떤 권력이나 명예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한 사람 주변에는 반드시그 사람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자신을 높이고 남을 무시한다. 자기보다 우월하고 뛰어난 사람을 시기하고 헐뜯고 끌어내린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보복을 한다. 자기 의견이 항상 옳고 자기와 다른 의견은 언제나 틀린 것으로 생각한다. 나중에 자신의 의견과 판단과 결정이 틀렸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이 되어도 수정하지 않고 끝까지 정당화한다. 그러니까 교만한 사람들이 사회를 이끌어 가면 100을 이룰 가능성을 가지고도 20이나 30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아니면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다. 교만심, 혹은 자만심이란 이렇게도 무서운 것이지만, 오늘 우리 인간들 대부분은 교만심을 품고 살아간다.
 


희생과 겸손의 미덕을 어디에서 배울 것인가
 
이기심의 상대적인 말은 희생정신이다.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남에게 유익을 줄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희생정신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남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산다. 사람의 심리구조는 자신이 손해를 보고 희생을 하여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해 주었을때 보람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행복감이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세계적인 부자 록펠러가 55세에 불치의 병에 걸려 죽게 되었다. 마지막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에 들어섰을 때, 병원 현판에 쓰인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글귀를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 때 병원 한쪽에서 직원과 환자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환자의 어머니가 딸을 입원시키려 하는데, 병원비가 모자라서 입원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록펠러는 비서에게 지시하여 그 병원비를 내 주었고, 나중에 그딸이 완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록펠러는 후일에 자서 전에서 그 경험을 이렇게 회고하였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 후로 록펠러는 대규모의 자선 단체들을 설립하여 선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그의 병은 점점 회복되어 98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인간의 심리와 생리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교만심이 발동하면 당장에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잃는 것이 더 많다. 교만한 마음을 품으면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시기 질투하면서 경쟁적으로 살아야 하므로 마음이 편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웅덩이 같아서 죽을 때까지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건강 잃고 친구 잃고 인심 잃고 끝내는 생명까지 일찍 잃어버린다.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한 삶의 원리를 외면하고 살아간다. 교만의 상대적인 단어는 겸손이다. 겸손은 결심하고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이기주의와 自高感과 교만은 사실 무력한 것이다. 진정한 힘은 겸손에서 나온다.


정당하고 참된 권위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높게 평가할 때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 인간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있을 때 유지되는 것이다. 자만은 불만과 불평, 끊임없는 실망을 초래하는 반면에 인품의 단순함과 마음의 겸비는 행복을 가져온다.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은 우리 자신을 더욱 적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다 행복하게 해주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과 학교에서는 바로 이러한 미덕을 가르쳐야 한다. 실력과 능력으로 경쟁하며 살아가는 이기적이고 교만한 인간이 아닌, 이타적이고 겸손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타인의 유익과 행복을 위하여 살아가는 홍익인간을 만들어 내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 인품과 인격을 배양하는 인간 교육의 근본정신을 외면하고, 학력과 실력을 높이는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현재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인간 사회를 삭막하게 만들고 병들게 하여 결국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물질세계’에만 치중하지 말고 인간의 정신세 계가 요구하는 필요와 욕구를 깊이 연구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확립하고, 물질의 가치보다 정신세계의 가치에 비중을 두고, 좀 더 건전하고 이상적인 미래의 세상을 건설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할것이다.
 
글 김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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