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상에서 우리국민을 사살하고 기름을 뿌려 시신을 훼손한 사건을 놓고 군 당국의 뒷북대처와 현 정부의 대북관이 국민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의 취임선서 첫마디에 등장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무색하게 만든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숨겨진 정체성과 설익은 안보관을 여지없이 내 보였다.
북한이 해상에 표류 중인 우리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동안 정부는 자체감시자산뿐만 아니라 미국 측으로부터 공유 받은 정보를 종합하고도 상황판단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북한이 입경 자를 사살할 수 있다는 정보가 포함됐지만 정부는 북한이 우리국민을 사살할 가능성이 적다는 자가당착에 빠져 춘몽을 꿨던 것으로 드러나 국민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속담에 ‘쇠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말이 있다. 이번 사태는 월경이냐 납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차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의 행보였다.
국민이 피격됐다는 사건정황을 보고받고서도 대통령은 제75회 유엔총회기조연설에서 ‘북한 비핵화 전 종전선언’을 我執했다. 이는 곧 국민에게 있어 문 정권의 친북노선청사진으로 각인이 됐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번 사건을 놓고 국내 안보전문가들은 현 정부 인사들과 달리 ‘북한을 주적으로 인식해 강력한 대북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론을 내 놓았고 국방부 또한 ‘북의 만행을 강력규탄’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화두를 열었다.
그는 “올해가 봉오동 청산리 전투 승리100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 독립군은 독립전쟁의 첫 대승을 시작으로 목숨을 건 무장투쟁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왔고 호국필승의 역사는 오늘의 국군 장병들에게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평화를 키울 수가 있다”며 “나라를 지키는 데 낮과 밤이 없고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맡길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겉과 속이 각기 다른 친북노선의 청사진을 들여다 본 국민은 ‘이제는 속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내 놓았다.
또한 국민의 힘 김종인 대표는 “북한의 소행이 박왕자 사건 때와 변함이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운운한 것 자체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반박을 했다.
인간에게 있어 생명보다 소중한 게 무엇이 있을까. 월경이다 납북이다를 가리기 전에 우리국민이 북한군의 총탄에 맞아죽었다. 그들은 그 시신에 기름을 뿌려 사체마저 훼손을 했다.
극악무도한 이 사건을 놓고 응당 보복에 나서야 대통령부터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운운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만약 비극의 주인공이 조국과 추미애 등 전·현직 법무부장관의 딸이나 아들이었더라면 국방부가 사건의 진위도 가려지지 않은 사건을 놓고 월경자라고 단정했을까. 우리국민다수는 코로나19로 고립된 이번 추석명절 누구와 더불어 이 울분을 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