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한 백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임상시험 중간결과가 나오면서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백신이 실제로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고, 나아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의 판도를 바꾸기까지는 아직 산 넘어 산이라며 신중한 목소리를 냈다.
9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화이자를 비롯해 개발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 코로나19 백신들의 난제는 얼마나 신속하게 대규모로 백신을 공급해 사회 전반에 지속적 효과를 내느냐로 압축되는데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BNT162b2'의 3상 임상시험은 지난 7월 27일 시작됐다.
시험 참가자는 총 4만3천538명이며 화이자는 전 세계 참가자의 약 42%, 미국 참가자의 약 30%가 "인종과 민족 면에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시험은 참가자를 양분해 한쪽에는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하고 다른 쪽에는 가짜 약(플라시보)을 투약하는 방식이었다.
참가자가 무엇을 맞는지는 참가자는 물론 의사들과 화이자도 몰랐다.
누가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했고 누가 가짜 약을 맞았는지 확인할 권한은 오직 화이자와 연관이 없는 과학자와 통계학자로 구성된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라는 독립조직에 있었으며 이들이 시험 전 과정을 감독했다.
접종은 두 차례 실시됐고 첫 접종 3주 후 두 번째 접종이 이뤄졌다.
또 2차 접종 일주일 뒤부터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거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는지 파악하는 추적·관찰이 시작됐다.
화이자는 8일까지 참가자 89.5%인 3만8천955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중간결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것이다.
화이자는 애초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32명이 되면 백신효과 분석에 들어가려 했으나 수가 너무 적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후 식품의약국(FDA)과 62명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화이자와 FDA가 협의하는 사이 참가자 중 확진자가 94명으로 늘어나면서 최종적으론 이들이 분석대상이 됐다.
화이자는 코로나19 감염된 참가자 가운데 백신 후보물질과 가짜 약을 맞은 이가 각각 몇 명인지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대신 확진자 94명 가운데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한 이는 10% 미만이라고만 설명했다.
화이자의 임상시험은 참가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164명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날 화이자는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이달 셋째 주 FDA에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