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 정미숙 기자)=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 태어난 아이 수가 13만 명대에 그쳐 2020년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며 중국은 2024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개발도상국마저 아이를 덜 낳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하여 인구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현실화했다.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을 기록하며 인구는 3만3,000명 자연 감소했다.
아시아의 인구물결과 한국의 사례
일본과 중국은 근대 이후 세계무대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인구 면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두 나라의 인구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중반 이후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통틀어 인구 대국이 된 나라는 인구 2억 5,000만 명을 웃도는 인도네시아다. 한국,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5개국은 각 5,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5개국 국가들과 인도네시아를 합친 인구수는 미국 인구의 2배를 한참 웃도는 8억 명에 이른다. 20세기 중반 이후 인구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현재는 인구 증가가 그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심지어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한국 전쟁 직후에는 20년 미만이던 기대수명이 30년 만인 1980년대에는 약 70년으로 연장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100년을 내다보고 2000년대 후반에는 그 이상 150년까지 예측하고 있다. 또 다른 통계는 1950년 이후 첫돌을 넘기지 못하는 영아의 숫자가 1,000명당 138명에서 3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동안 한국 여성이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 수는 6명에서 1.25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1980년 이후로 한국의 취학 아동 숫자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국의 중위 연령은 어떨까. 중위 연령이란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을 말한다. 우리나라 중위 연령은 1950년 20세에서 2021년 44.3세로 두 배 이상 높아졌으며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2040년에는 50세에 이를 전망이다. 그만큼 나라가 늙어가고 고령화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인구는 1988년 이후 32년 만에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에도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기 인구는 6만 3,000여 명이 늘면서 0.47%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그 이유는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경기로 이동하는 ‘탈서울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감사원 보고 전망, 100년 후 전남 인구 72.5% 감소 내다봐
감사원이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자체 분석한 전국 시·군·구별 인구 장기전망 예측 결과에 따르면 2047년에는 전국 158개 시·군·구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는 2017년 39만명(21.5%), 2047년 75만명(47.8%), 2067년 71만명(57.7%), 2117년 30만명(60.7%)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중 전남지역 인구는 2017년 기준 180만명에서 오는 2047년은 158만명(-12.1%), 2067년 122만명(-15.0%), 100년 후인 2117년에는 49만명(-72.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전남지역 인구 감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또 다른 양상을 띄는 곳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전남 시·군 중에는 합계출산율이 높고 순유입이 많은 나주, 담양, 구례, 장성 등 4개 시·군은 2047년까지 인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전국 최대 규모의 혁신도시가 조성된 나주는 2067년에도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4개 시·군은 인구 전망이 밝은 반면 고흥, 구례, 보성, 진도 등 4개 군은 오는 2047~2117년 까지를 기준으로 예측한 '미래 인구소멸위험지수 상위 20위' 안에 포함돼 인구 전망이 어둡다. 소멸위험지수 상위 20위에 포함된 이들 4개 지자체의 고령인구수와 구성 비율을 '2017→2047→2067→2117년'순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먼저 ▲고흥군은 2만4046명(39.35)→3만5397명(63.3%)→3만2479명(71.4%)→1만4696(76.6%)으로 예측했다. 이어 ▲구례군 7984명(32.6%)→1만5741명(62.05)→1만5460명(73.6%)→6208명(80.3%) ▲보성군 1만4508명(36.1%)→2만1620명(62.0%)→2만496명(71.9%)→8659명(76.85) ▲진도군 9482명(32.1%)→1만4412명(57.0%)→1만3435명(67.0%)→5567명(71.5%) 등으로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인구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전염병의 유행과 대재앙 등을 제외하면 인구가 감소하는 직접적 요인은 무엇일까.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인구 감소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라기보다는 결혼 연령이 높아졌다는 데서 원인을 찾아보자. 그러나 결혼이 늦어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해 정답을 찾기가 어렵다. 정치가들은 하나같이 경제 성장 전략으로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걸겠다며 정책을 발표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개인이 어느 나이에 결혼하는지에 관해서는 정치가 개입할 수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만약 결혼이 늦는 원인이 경제적 이유라면 결혼적령기 세대의 소득 향상이나 아이를 기르는 가정에 대한 지원정책을 내놓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혼 적령기를 넘기는 이유는 사회 구조 형태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빠르게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도시로 이동하면서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었다. 여성의 교육 확대와 자율성 증대는 여성들의 임신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가족 형태가 권위주의적 대가족에서 서구형 핵가족으로 전환되었다. 이런 모든 요소가 합쳐진 결과가 출생률 저하이며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인구 감소가 주는 혜택 정말 좋을까?
오늘날 세계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인구가 줄어든다면 지구가 더 깨끗해지고 집값이 내려가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퇴직했을 때 우리의 연금을 세금으로 충당해 줄 납세자 수가 우리보다 적다면 어떻게 될까? 인류가 고령화되다가 결국 지구가 텅 비게 된다면 정말 괜찮을까? 경제와 인구 감소, 노령화는 하나로 연결된 문제다. 인구 감소는 경제의 기반이 되는 시장이 축소하는 것이며 노령화의 부담은 사회비용을 인상시킨다. 인구가 적어지면 환경 파괴가 덜 되지만 노동력 부족은 임금 인상을 부추긴다. 하지만 청년 노동자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소비 위주의 경제 성장이 축소되고 노인들을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비와 각종 연금에 쓰일 세입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 감소는 조만간 전 세계의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어느 나라가 더 빨리 그 상황에 도달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100년 후 모습, 현대 트렌드에서 엿보다
지나 수 세기 동안에 세계는 굉장한 속도로 변화했다. 속도 변화는 대부분 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구와도 관련이 있다. 기술과 인구는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이다. 유럽 계통 인구가 산업혁명에 따른 폭발적 성장이 없었다면 유럽의 세계 지배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미래 인구 감소 추세는 이미 진행 중이다. 전 지구적인 유행병 코로나19가 얼마만큼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칠지 아직 예측할 수 없다. 미래 풍경을 바꾸는 현대 트렌드 몇 가지를 살펴봤다.
전업주부는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도 전업주부를 선포하는 시대다. 아침에 여성은 출근 준비를 하고 남성은 아침밥을 준비한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아이 간식을 만들고 시장을 보는 등 살림의 고수로 활약한다.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남자가 넥타이 매고 회사에 가야지 집에 있으면 되나? 라는 편견에서 이제는 능력 있는 사람이 가장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경제 침체로 결혼을 미룬 독신, 경기 침체가 만든 결혼생활의 불화에서 별거, 이혼 등이 원인이 된 독신. 사별 또는 황혼 이혼으로 중년과 노년을 혼자 보내는 독신 등 이유가 다양하다. 1인가구 시대에 ‘나 혼자 산다’를 혼자 보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우리는 앞으로 카톡으로 TV로 세상과 연결된 채 현실은 고립되어 살지 모른다. 그 외 미래의 과학 기술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여 인구 방식을 재편성할 수도 있다. 젊어지는 약을 먹거나 치료를 통해 고령화를 되돌릴 수 있고, 성 관계없이 출생을 조절하고, 상상을 더 해 복제 인간이나 맞춤 아기를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지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