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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화수산 김운학 대표, 바닷속에 세계를 담는 ‘김!박사’

13대째 국화도 토박이 김 수출 증대에 견인차 역할


(대한뉴스 박헤숙 기자)=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대박 난 뜻밖의 수출 효자 상품은 무엇이 있을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김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중국·뉴질랜드·인도네시아·베트남 등 100여 개 국가에서 인기가 많다. 김이 세계를 제패하기까지 날개를 달아주는 첫 번째 관문은 좋은 김을 생산하는 것이다. 어업인과 소비자에게 바다 사업에 있어서 어떤 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에 대해서 잘 아는 인물 추천을 부탁했다. 그 결과 국화수산 김운학 대표가 수산양식업 부문 리더로 선정됐다. 이유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실천으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가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장고항에서 만나 직접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김 양식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김의 유래와 역사

김을 지칭하는 말로는 청태, 감태, 해우, 해의, 해태가 있다. 김 양식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조선의 수선 (1974) 1>에는 100년 전 완도군 조약도에서 김유봉이란 사람이 해안을 거닐다가 우연이 밀려온 나무에 해태가 붙어 자라는 것을 보고 나뭇가지를 꽂았다. 그 후 해태가 자라는 것을 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전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는 구절이 보인다. <한국수산지 (1910)>에는 영암 출신 김여익이 1650년경 태인도에서 살다 해변으로 떠내려온 산죽에 해태가 자라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김이라는 명칭은 태인도 김 씨 성이 기른 것이라는 의미로 붙여졌다고 소개했다. 태인도의 김 시배지는 전라남도 지정문화재 113호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그 외 <삼국유사>에 연오랑과 세오녀 일화에 김을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복리라는 복쌈을 먹던 풍습 등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김을 식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Q 국화도는 어떤 곳이며 김 양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국화도 행정구역은 경기도 화성시에 속하고, 평택 만호리서 표주박을 띄워 다다르는 것에 의해 당진과 화성의 경계를 정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강점기 국화가 많이 피는 섬이라 해서 국화도라 불렀다는 설이 내려옵니다. 섬 동쪽은 충남 당진시 석문면과 경계선에 있어 장고항에서 여객선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섬의 경사가 심하지 않고 물이 맑아 가족들과 함께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유명하지요. 부모님에 이어 13대째 국화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18가구 정도였는데 지금은 4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어업인 후계자로서 30년 세월이 흘렀네요. 처음엔 김 양식으로 시작해 잠시 전복 양식에도 도전했다가 다시 김 양식으로 돌아온 지 15년 됐습니다. 김 양식의 적지는 서해안과 남해안입니다. 파도가 적고 조류소통이 잘되는 곳에서 김 양식이 발달합니다.

 

Q 김은 맛있는 밥반찬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김 양식에 관해서 설명해주세요. 

일 년 내내 두 달 빼곤 온통 일투성이죠 뭐. 김 양식은 논농사에서 모판에 볍씨를 뿌려 싹을 틔운 다음 논에 옮겨 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김 채묘 적정 수온은 22도이며 추석 전후 9월에 채묘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시작 시기가 늦어져 10~11월에 시작합니다. 김 포자()를 양식시설인 망에 붙도록 한 뒤 양식장으로 옮겨서 수확까지 45일 정도 걸립니다. 이듬해 1~2월에 생산하는 김이 가장 맛있고 4월까지 제철입니다.

 

김 양식은 바다 양식 중에서도 노동 강도가 센 편으로 유명합니다. 양식 방법은 대나무로 만든 나무 말뚝을 박는 지주식과 깊은 바다에 부표를 띄우고 김발을 매다는 부류식이 있습니다. 포자 부착부터 분망, 영양제 투입, 노출, 철망 등 시즌 내내 손 가는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30년 전 김 양식은 한 해 농사를 잘하면 3년을 먹고 산다고 했어요. 3년을 망해도 일 년만 잘하면 복구하고도 남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삼 년을 잘하다가 일 년 잘못하면 완전히 마이너스입니다.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시설비, 인건비 등에 10억 이상이 투자 되는데 투자 대비 순수익을 높이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몸을 아끼지 않고 성실하면 일자리는 많습니다.


 

Q 최근 소비자들이 대천김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 유통과정도 궁금합니다. 

김은 다른 해조류와 달리 바다에서 채취 즉시 마른 김으로 가공한 후 2차 가공업자와 소비자에게 판매됩니다. 국화수산의 물김은 마른 김의 제조 공정을 거치기 위해 선진수산영어조합법인 (정정진 대표·충남 서천)에서 건조합니다. 가공과 유통은 40여년 이상 김 맛을 지켜온 대천김 (최민순 대표·충남 보령)에서 김을 맛있게 조미한 후 소비자 식탁으로 찾아갑니다. 생산자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서로 믿고 거래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개발한 종자는 슈퍼와 골드1가 있습니다. 롯데마트 등 김 코너에서 ‘30년 경력의 김운학 생산자와 어민들이 정성스레 키워낸 골드 김문구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해안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좋은 원료라는 뜻입니다. 김은 추울수록 맛있으며 대천김을 최고로 알아줍니다. 일반인은 좋은 김인지 나쁜 김인지 색깔과 맛으로 구분하기 힘들므로 기업의 명성을 믿고 구매하면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Q 귀어를 꿈꾸며 김 양식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도 살아 있는 생물이다 보니 생장 환경이 중요합니다. 하늘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초보 귀어인이 첫해에 성공하기란 어렵습니다. 날씨와 바다가 다르고 작업 도구도 다릅니다. 바다에 깔아놓은 그물에 씨가 붙어 자라나는데, 바다에는 김 말고도 많은 것들이 떠다닙니다. 농사로 치면 잡초들이죠. 잡초만 무성하면 김은 다 죽어버려요. 김에 대해서 잘 배웠어도 바다에서 작업은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운전할 때 그 지형에 대해 잘 알면 길이 좁아질 것을 예상하고 방어 운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김씨가 잘 붙었는지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등 날씨와 수온에 대한 감각을 바다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우고 기술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면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Q 김 양식 어민을 대표하여 애로사항 및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은 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제일 오래되었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김이 제일 좋습니다. 김 산업은 수산물 수출 주요품목 가운데 일본·중국·동남아 등 100여 개 국가에 수출되는 일등 효자 상품입니다. 애로점은 현장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관리요령과 정부 정책이 부딪친다는 것입니다. 농산물에 농약을 뿌리듯 김도 품질을 높이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흔히 산 처리를 합니다. 염산은 김에 파래 등 잡태, 플랑크톤, 규조류 등이 끼는 것을 방지하고 균을 닦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정부가 해양오염 등을 이유로 1997년부터 염산 대신 구연산 등이 소량 함유된 유기산을 사용하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상 염산의 농도가 10%를 넘어가면 환경법에 저촉되므로 9.5%까지만 허가를 해줍니다. 이렇게 등록된 유기산은 단가가 3배로 비싸니까 생산 어민들 입장에서는 첨가물을 섞지 않은 무기산을 9.5%까지 쓰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난날 김 양식 어민들은 소금을 녹여 전기분해하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든 무기산을 물과 희석해 사용해 왔습니다. 무기산을 쓰면서도 바다 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염산을 쓰게 된 계기는 예전에 일본에서 김 양식을 배우면서부터입니다. 일본의 경우 산 농도가 18%라는 겁니다. 지금은 염산을 안 쓰지만 유기산 농도는 18%까지 올려놨다는 겁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유기산 농도를 올리던지 무기산을 9.5%까지 쓰게 허락하는 게 당면한 해결 과제입니다. 계속해서 김 생산 어민들이 강력하게 건의를 하는 바입니다.

 

Q 대규모 양식장 70(13천 평 즉 21만 평 규모)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고용 사업주 입장을 대표하여 직원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정부가 2004년에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면서 어업 분야와 양식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워졌습니다. 2013년부터 외국인력 배정방식이 전업종에 점수제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점수제평가지표에 따르면 표준근로계약서 지침 등 몇 가지 항목마다 최고 2.5점에서 최저 0점까지 점수를 매깁니다. 반대로 노동관계법 위반 사업장 등 여러 가지 감정 항목에 해당하면 점수를 깎는 것입니다. 정부가 사업주들이 고용허가서를 발급받기 위해 고용센터 앞에 장시간 사전대기하는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으로 점수제를 시행한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중요한 점은 인력 채용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에 오기 전 어느 곳은 얼마를 준다는 등 인터넷을 통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입수하는 것 같습니다. 일 년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을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일을 못 해도 사업주 마음대로 내보낼 수가 없습니다. 또 일은 잘하지 못하면서 한 달 지나면 월급을 올려 달라고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해도 다른 데로 간다고 협박성 발언을 합니다. 고용주 관점에서 왜 협박으로 들리는지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노동자 스스로 다른 데로 갔기 때문에 퇴사 항목에 무단이탈로 기재하면 관리 소홀로 감점항목에 해당하거든요. 즉 외국인 노동자는 3년 동안 두 번 옮길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있는데 고용주는 점수제 제도의 늪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대안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최저임금 적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났을 때 일을 잘했을 때 등 능력에 따라 서로 협의해서 임금 책정을 하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법이 국민을 위한 법인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법인지 다시 한번 제고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취재 후기, 김운학 대표는

곁눈질 한번 없이 김 양식만 해왔을 정도로 정직하고 심지 곧은 어업인이다. 마을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어촌계의 수장인 어촌계장 12, 새마을지도자 5년 등 지역민을 위한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201512회 자율관리어업 전국대회개최에서 5개 공동체가 경합을 벌였는데 서해권을 대표한 경기 화성 국화리공동체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위원장이 김운학 대표였다. 육성사업비의 추가 지원 등 혜택을 받기까지 그의 노고가 짐작된다. 최근에는 대한충효문화교육원에 직접 양식한 김으로 만든 상품 대천김을 전달해 이웃과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다.

한편, 그는 베트남·인도네시아 근로자 등 9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있다. 나라마다 특색이 있는지 질문했다. “베트남 사람은 미국과 싸워 이겼다는 자부심에 자존심이 높은 편입니다. 성격은 강하지만 착한 부분도 있고 머리도 좋아 일을 창의적으로 응용하며 잘합니다. 인도네시아 사람은 착하고 지시한 업무를 잘 따라서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4~5명의 직원이 5년 장기 근속자다. 현장에서 관리의 애로점이 많았을 텐데 김 대표의 직원을 향한 성실함과 신뢰가 엿보인다.

 

앞으로 우리나라 양식업이 발전하려면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김운학 대표는 21세기 수산양식업을 끌고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국화수산 김운학 대표는 물김 생산량 전부를 납품하는 선진수산영어조합법인과 대천김은 신용과 위생과 맛으로 승부하는 정직한 기업이라며 밀착 취재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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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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