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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세상에서 가장 정제된 언어인 아름다운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 예술가 배월영 교수


(대한뉴스 김기준기자)=유럽의 낭만주의 시대에는 괴테, 하이네, 뮐러등 시인들의 서정시에 음을 더해 노래를 부르는 것이 큰 유행이었다. 그래서 슈베르트, 슈만, 베토벤등 작곡가들이 독일 가곡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딱딱하고 전혀 음악적이지 않은 독일어의 아름다움이 200년이 넘는 지금까지 독일 가곡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시를 통해 한 나라 언어는 재창조된다. 재창조된 아름다운 시어들을 목소리로 표현하는, 또 시에 담긴 희노애락을 가슴으로 표현하는 시낭송가 배월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시낭송가가 기자에게는 조금 생소합니다. 시낭송이란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시낭송의 시작은 대략 60여 년전 유명시인들이 무대에서 자작시를 낭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시낭송은 활자화된 문학을 목소리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어 대중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예술행위입니다. 시인에 의해 창작된 시를 낭송하게 되면 낭송가의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이 더해져 더욱 따뜻하고 감동적인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됩니다. 1010색이라는 말처럼 같은 시라도 기본 주제와 의미를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낭송하는 사람에 따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감동을 전달하게 됩니다.


어떻게 시낭송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저는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수능의 언어영역강의를 해왔습니다. 당시 수업의 내용이 수능점수에 맞춰져 있어 점수화된 문학 수업을 할 수밖에 없어 회의가 들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모두 시인ㆍ낭송가이시고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즐겨하며 자랐는데 수능 수업을 진행하며 너무 획일화된 죽어있는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창 꿈을 지니고 자라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학의 본연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통해 우리 삶이 풍요롭고 따뜻해지고 나아가 사회를 아름답게 정화하는 힘이 있음을 실제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낭송을 시작했고 다행히 저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낭송협회를 만들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시낭송에 있어 중요한 점들은 무엇인가요

시낭송은 낭송가의 개성과 표현력에 의해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으나 시인에 의해 쓰여진 원작의 주제나 의미를 잘 보존하고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원작에 충실해야 합니다.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올바른 발음, 띄어 읽기, 고저, 완급, 소리를 통해 드러나는 운율을 잘 살려야 하고 낭송가의 표정과 몸짓, 배경음악 등도 시의 내용을 잘 전달하고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낭송의 기법도 다양해져서 독송· 윤송· 합송· 시극· 시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로 문학작품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1기 시낭송전문가과정 수료식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수업 과정을 거치는 것이며 수료 후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요.

시낭송지도사 1급 전문과정은 올바른 낭송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전문교사 양성과정입니다. 시낭송지도사 수료 후에는 각종 초·중등학교의 특활교사, 방과후 교사, 평생교육원, 복지회관, 문화센타등에서 시낭송 지도를 할 수 있고 또 기존의 시낭송을 지도하고 계신 일선의 선생님들에게도 필요한 수업입니다. 낭송 지도에 있어서 단편적인 낭송스킬 지도만이 아닌 문학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시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등 다각적인 접근과 심층적인 분석등이 함께 이루어질 때 제대로 된 낭송이 이루어지고 감동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격을 갖춘 훌륭한 지도교사들이 많이 배출될 때 우리 사회의 낭송문화가 널리 보급되고 한층 더 수준높은 예술 향유가 가능할 것입니다.


11월에 전국시낭송대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요

그간 낭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기 낭송회를 열고 찾아가는 낭송활동을 하며 문화 소외지역을 다니며 자원봉사활동을 해왔고 이번에는 시낭송 지도사 과정을 개설하고 올바른 낭송교육과 문화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1118일 전국시낭송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경쟁하는 대회라기보다 초·중등학교 학생 , 대학 및 일반 성인 , 노년층 등 전 연령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의 위험 예방과 근절, 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한 캠페인 및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의 염원을 담아 전국민이 함께 하는 K 문화축전으로 전국시낭송 대회를 개최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고 앞으로 계획은?

낭송을 통해 우리 사회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우리 삶의 축소판이기도 하고 세상을 향한 메세지가 담겨 있습니다. 낭송을 통해 우리 사회를 정화하고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되는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기낭송회와 찾아가는 낭송 봉사 또 낭송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며 가까운 시기에는 올 연말 전국시낭송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뤄 낭송문화를 보급하고 낭송참여 인구가 늘어나도록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층ㆍ노년층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전국시낭송대회에 출전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화령 수강생

저는 기성작가였고 시인이기도 했지만 시낭송은 배월영 교수님에게 처음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제가 활자만으로 독자들과 소통했던 것에 많은 부족함이 있음을 알았고 예술이 결국 소통이라면 시낭송은 시인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가장 뛰어난 소통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거지요.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시의 새로운 면, 그것은 활자로 전달하는 시에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시의 은율과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또한, 시인의 마음을 보다 깊이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시낭송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시인에 대한 이해와 시인이 살던 시대, 시를 쓰는 당시 시인의 마음 등을 보다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낭송은 제대로된 문학적 접근이라 생각하게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시낭송 아카데미는 낭송에 대한 원리와 기술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문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수업으로 저에게는 작가로서의 더 글을 사랑하게 하는 계기가 된 소중한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시절에 태어나 배우고 가르쳐왔던 사람으로서 틀에 박힌 시각으로 사제지간을 바라보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스승인 배월영 교수는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원하는 게 아니라 같이 어우러져서 좋아하는 시를 배우고 낭송하는 과정을 마치 풍류를 즐기듯이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수업이 끝났을 때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뿌듯함과 지난 과정이 주마등처럼 떠올라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도 했겠지만 수료식장에서 마침내 눈물을 보였던 모습은 바로 그런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스승이었습니다.

 

취재후기

인터뷰 중 제자 정화령씨의 칭찬에 수줍어하며 앞으로 함께 낭송지도사로 봉사하고 낭송문화를 보급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뜻을 함께 하고 있다며 이렇게 선한 분들이 열심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어 든든하고 보람된다는 배월영 교수, 요즘처럼 메마르고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문화 소외지역 곳곳을 다니며 목소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시낭송으로 시를 쓴 시인과 영혼이 일체됨을 보여주는 멋진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배월영 프로필

현 대한민국낭송협회 중앙회 상임 대표

현 서향낭송문인협회 회장

현 서향아카데미 지도교수

()해운대 문화관광협의회 부회장

 

프로필 사진
김기준 기자

'정직,정론,정필.의 대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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