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문화

한국적 미와 장인들의 손길이 스며든 우리 전통 고가구를 지키는 장안 앤티크 손근배 회장

옛 추억 속 시골 할머니의 집 안 구석구석에 놓여 있던 오래된 가구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골동품을 보러 가거나 또 도자기, 그림, 글씨, 생활상에 사용하던 골동품을 보러 인사동 거리를 찾는다. 그러나 그곳에 한국의 것이 아닌 중국산이 넘쳐나 실망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기자는 발굴하고 지켜나가야 할 우리나라 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충남 서산 해미 장안 앤티크 전시장을 찾아 우리 고가구를 지키고 있는 손근배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시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110여 평 규모로 이 전시장에는 2000여 점에 달하는 고가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로 조선시대 전통 목가구 등 민속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고가구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양이나 중국의 가구들이 규격이 크고 장식적인 면이 강조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고가구들은 실용성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작고 단순하고 자연의 멋이 있습니다. 실생활 공간과 조화되도록 제작되었고 특히 쇠못을 사용하지 않는 이음 연결 방식이나 자연이 지닌 나무결을 살려 심미적 시각에서 활용한 점은 우리 고가구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전시장을 둘러보니 고가구도 종류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곳 전시장에는 주로 조선시대의 것들입니다. 조선시대 유교적 전통은 신분과 성별에 따라 생활영역을 달리 형성했기 때문에 주거공간에 따라 크게 안방가구, 사랑방가구, 주방가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안방가구는 사랑방가구에 비해 화려하고 금구장식이 많으며 장, , 의걸이장, 머릿장, 문갑, 반닫이, , 경대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학문을 중요시 한 선비들의 거처인 사랑방가구에는 서장, 사방탁자, 서안, 경상, , 고비 등이 주로 갖춰져 있습니다. 주방의 가구로는 부엌의 그릇을 수납하는 찬장, 찬탁 등과 소반, 뒤주 등이 있습니다.

 

요즘 유행인 고가구를 이용한 포인트 인테리어에 반닫이라는 것이 인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반쪽을 여닫는다는 말에서 유래한 반닫이는 한국 고가구 중 가장 사랑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반닫이는 1억원대에 거래되는 강화반닫이부터 50만원대의 강원도반닫이까지 또 경기도, 개성, 진주, 전라도, 충청, 경상도, 남해등 지방을 대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강화도와 경기지역에는 조선시대 왕실과 궁궐이 위치하고 있었기에 사대부 및 부유한 집안에서 사용하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두꺼운 판재등 제작하는 숙련된 소목장들의 공예기술이 뛰어나 투각이 섬세하여 아름다운 장식을 지닌 것이 강화반닫이의 특징입니다. 모두 다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우선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느끼는 것이 최선입니다.

 

고가구 전시장을 서산 해미 작은 시골에 연 이유

저는 삼십 대 후반에 고가구 민속품에 빠져 종로 인사동, 중곡동에서 오십여 년 동안 민속품 사랑을 업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내가 몸이 아파 병치유 목적으로 모든 사업을 포기하고 공기 좋은 시골로 무조건 하향을 한 곳이 지금의 서산 해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내가 별이 되었기에 또 이곳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팔순이 넘은 나이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곳 주민과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민속자료 박물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취재후기

우리나라의 목가구는 조선시대 백자와 더불어 한국의 꾸밈없는 단아한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공예로 꼽히고 있다. 한국적 미의식을 반영한 고미술품을 비롯한 전통 고가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충남 서산시 해미면 오학리 별마을에 있어 일찍이 화제가 되었다. 생활 가구가 현대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통 고가구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남아있는 예가 많지 않고 수장 가구로서 그 자리가 축소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손근배 회장, 세월이 흐를수록 빛나는 우리 문화에 빠질 수 없는 고가구 민속품에 대한 가치를 알고 지켜내는 진정한 애국자다.

프로필 사진
안상훈 기자

'정직,정론,정필'의 대한뉴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