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인물&탐방

국화도를 대한민국 최고의 섬으로 만들고 싶은 이재철 이장

“마을의 화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2023년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1100조 원을 넘어 국민 1명당 갚아야 할 국가채무부담액은 2068만 원을 넘어섰다. 국가채무는 결국 국민의 몫. 지자체 채무는 또 지역민의 몫이다.

발전을 위한 채무이긴 하지만 금액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런데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취임한 지 13개월 만에 지역의 채무를 다 갚고 지역민들을 행복하게 만든 지도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국화도로 이재철 이장을 찾아갔다. 국화도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28km 지점에 있는 외딴섬으로 거리는 충남 당진과 가깝지만, 행정구역은 화성시에 속하는 몸과 마음이 따로인 섬이다.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어 최근 새로운 단장에 들어갔다. “국화도가 새 단장으로 관광객들에게 그저 잠시 왔다 급히 떠나가는 당일치기 섬이 아니라 일출, 일몰과 함께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섬, 머물고 싶은 섬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또 바람과 파도 소리, 섬이 품고 있는 각종 해산물 등 국화도의 참모습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라는 꿈을 밝힌 이재철 이장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화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국화도는 동서로 400m, 남북 2km의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꽃이 늦게 피고 늦게 진다고 해서 늦을()’자를 써 만화도라 불렸으나 들국화가 많이 피는 섬이라 해서 국화도라 바꿔 부르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조개잡이와 좌대 낚시, 갯벌체험 등을 즐길 수 있고 또 물이 빠져 바닷길이 열리면 북쪽의 매박섬, 남쪽에 도지섬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해맞이 해넘이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우리 국화도에는 주민들이 40명 정도 살고 있고 대부분 바지락, 굴 등 어패류 채취가 주업입니다.

 

섬에 내리니 공사가 한창입니다. 무슨 공사인가요?

2021년에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어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어촌 뉴딜 300’은 낙후된 어촌과 어항 등 필수 기반 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사업입니다. 국화도의 총사업비는 약 138억이며 ·하수시설, 여객선 접안 시설, 공연장, 해수족욕장, 족구장 등 국화 놀이터 조성, 커뮤니티 센터 등을 조성하고 있습니다.하수종말 처리시설이 완공되면 식당이나 펜션들이 영업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낙조를 보러 온 사람들이 묵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됩니다. 그럼 지금보다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될 것입니다.

 

언제 국화도 이장이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활동은

제가 20227월 당선이 됐습니다. 당시 우리 국화도 주민들이 서로 불화가 있을 때라 어촌계를 한 군데로 통합하고 마을 화합하는 것을 첫째 목표로 했고 두 번째는 마을 주민들이 연세가 많다 보니까 혼자 사시는 분들도 많고 배가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배가 없으면 기름, 가스등 생필품을 가져오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배가 없는 사람들이 배를 임대해서 들어오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요. 그래서 제가 한 달에 한 번씩 큰 배를 띄워서 보일러 기름 차를 3대나 4대 정도 섭외해 각 집마다 기름을 다 넣어주고 가스도 두 달에 한 번씩 배달합니다. 그리고 섬이라서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주민들이 급한 전화가 오면 자다가도 일어나 밖으로 나와야 해서 불편했는데 여러 차례 수고 끝에 U 플러스에서 5G 기지국을 설치해줬습니다. 우리나라 섬 최초로 5G가 제공돼 집 안에서도 통화가 가능하고 인터넷도 가능합니다.

 

취임 13개월 만에 마을 빚을 다 갚았다고 들었습니다.

, 제가 이장이 되고 보니 마을에 빚이 9,000만 원, 예금은 5,400만 원이 있었어요. 섬에서 9,000만 원 빚이면 큰돈입니다. 그래서 총무한테 우선 4,000만 원 먼저 갚으라고 하고 저는 1,400만 원을 가지고 마을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운이 좋았던 건지 작년에 관광객들이 많았고 또 섬에 공사가 진행되다 보니까 국화도 방문객이 많아 뱃삯으로 수입이 좋았습니다. 또  당진에 화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예전에 발전소 수익금을 국화도에 환원해 줬는데 그 돈으로 국화도 배 2척의 관리비용으로 대체했었죠. 그런데 3년 전부터 국화도에서 받던 금액을 갑자기 다른 지역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작년에 화성 시청과 당진 화력발전소 등을 쫓아다니며 우리 권리를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찾아와 다시 배 관리에 드는 비용을 조금 절약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발로 뛰다 보니 다 갚게 되더군요.이자로 나가는 돈이 없으니 얼마나 행복한 줄 몰라요.

 

마을에 치안은 어떤가요?

지난여름에 관광객이 실족해서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우리 국화도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관광객들이 물때가 맞으면 매박섬이나 도지섬을 걸어갈 수 있는데 음주를 했다거나 물이 다시 들어오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죠. 해안선 쪽으로는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만 섬 쪽은 CCTV가 없어 통제하거나 볼 수가 없어요. 또 제가 화성 시청 스마트 정책과에 가서 다툼 아닌 다툼으로 소리를 좀 높였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로 약속을 받았습니다. 저는 우리 국화도를 찾는 관광객과 또 우리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 건의하고 민원을 넣은건데 불편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 기회를 통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국화도 주민과 관광객이 장고항에서 국화도로 가는 방법은 국화훼리호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국화훼리호는 18년 전부터 운항되고 있는 65인승 배입니다. 육지 마을에 마을버스가 있듯이 이 배는 우리 주민들의 마을버스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태풍 때와 짙은 안개 상황에서 몇 차례 침몰되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관광객이 승선한 상황에서 엔진 고장으로 15분간 표류하다 결국 평택해경의 구조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관광객을 태운 상태로 말이죠. 그래서 시청에 민원을 넣고 도움을 요청하니 시청에서는 선박의 수명을 30년 이상으로 여기고 교체 주기 또한 30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안된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처럼 국화훼리호의 잦은 고장으로 주민과 관광객 생명이 위협받고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선박 교체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아프면 어디가 아프냐부터 물어야 하는데 아파도 약 줄 날이 멀었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또한 해운법 시행규칙(5조제3)에 따르면 여객선 선령 기준은 20년 이하가 원칙이며 선종(船種)에 따라 최대 연장 가능한 선령을 여객 전용인 경우 30, 여객 및 화물 겸용인 경우 25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태에서 우리는 안전을 위해서는 이중삼중으로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국화도 주민과 국화도를 찾는 관광객의 안전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도록 국화훼리호의 노후도 및 안전성에 대해 면밀한 검증과 교체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국화도 주민의 발인 여객선 교체에 시비와 도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장님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기자 뒷말

우리나라 전국에 약 37659명의 이장이 있다. 그럼 이장은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조선 시대로 거슬러 가보자. 1675년 숙종 때 행정과 주민을 매개하는 기능을 갖는 이장의 역할이 제도화되었고 마을 이장을 동수라 불렀으며, 일본강점기 때는 구장으로 불렀고, 해방 후에는 이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농어촌에서 마을 이장은 매우 친숙한 사람이고 정겨운 호칭이다. 이장은 지역의 한 마을을 대표하여 일을 보며 행정기관과 주민 사이에 가교역할을 함과 동시에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이웃집 저녁 밥상에 숟가락이 몇 개가 놓여 있는지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웃 사람들의 어려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이런 세상에도 전국의 이장들은 동네의 대소사를 관장하고, 기쁘고 슬픈 일들을 감당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또 어떤 마을을 가더라도 그곳 이장을 찾으면 해결이 빠를 것이다. 이렇게 전국 이장들의 역할은 대단하다.

국화도의 이재철 이장의 첫인상은 조금 무섭다. 하지만 만나는 주민마다 사람이 진국이고 착하며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인터뷰하는 날이 백중사리로 물이 많이 빠져 마을 사람들이 모두 바지락 캐느라 바쁜 날이라며 어르신들이 힘들지 않게살피러 가야 한다고 연신 시계를 보는 이재철 이장, 기자와 같이 걷다가 형님!’하고 쫓아가 안부를 묻고 문이 열려있는 가게를 들여다보고 길가 공사 잔해물에 안전 사고 날까 치우는 모습에 기자도 주민들이 행복한 국화도에서 살고 싶었다.

임기를 마쳤을 때 주민들이 이재철 이장이 최고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이재철 이장에게서 국화도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프로필 사진
조선영 기자

'정직,정론,정필'의 대한뉴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