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와 공휴일이 낀 5월에 아이들에게 책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보자. 목적지는 책만 읽는다는 도서관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은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지난 2019년 11월 29일 개관했다. 매주 수요일은 미술관 투어가 있는 날. 특별히 다문화센터 외국인들로 구성된 독서 동아리 팀이 관심을 두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술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다
도서관의 미래를 여는 미술도서관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요 키워드는 연결이다. 지식, 배움, 경험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력까지 모든 것을 연결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이다. 1층은 미술도서관의 정체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트 그라운드, 2층은 모든 열람 영역을 집중 배치한 제너럴 그라운드, 3층은 작가와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멀티 그라운드이다. 장서는 예술자료, 일반자료, 아동 자료 등 총 5만 권 이상이며 그중 예술 분야는 1만 권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관을 품은 도서관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투어를 시작하는 3층으로 들어서자 여기가 도서관인지 예술의 전당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예술적 공간미가 한눈에 들어왔다. 생각의 영역까지 확장하듯 활짝 열린 도서관 내부에는 소통과 연결을 가로막는 칸막이나 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탁 트인 전망과 투명한 가구들, 자유로운 동선 안에서 책과 미술, 자연을 접하며 우연한 발견과 만남을 경험하게 된다. 도서관의 중심 기능을 하는 원형의 중앙 계단도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인 동시에 시선의 높낮이에 따라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는 흥미로운 경험의 소재가 된다.
공간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일상에서 창작의 행복까지
도서관과 미술관이 하나가 된 것처럼 미술도서관에서는 전시, 감상, 교육, 창작활동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전시, 교육 콘텐츠를 통해 쉽고 친근하게 미술 작품과 소통하다 보면 삶이 예술에 영감을 주고 예술이 삶을 변화시키는 흥미로운 선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6개월마다 2명의 신인 작가들을 선발하여 창작의 공간을 제공하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이런 기회는 이제 막 꿈을 펼치려는 신진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 자녀를 둔 학부모는 부담 없이 가까이에서 아이들과 함께 미술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특히 1층에서 만나는 ‘호크니 빅북’은 전 세계에 9천부만 제작된 한정판 중 3,068번째 도서이다. 비치된 흰 장갑을 끼고 한 장씩 넘겨보며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그 외 신사실파 코너에서는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장욱진, 백영수, 이중섭 등 초기 모더니스트들로 구성된 신사실파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 실내 카페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제공하니 에너지를 충전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도서관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