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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환갑의 의미와 재산상속, 그리고 늙어 버려지고 있는 소중한 우리의 지혜


우리의 인생을 4계절로 비유한다면 10~20대는 봄, 30~40대는 여름, 50~60대는 가을, 70대 이후는 겨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봄은 여름을 모르고 여름은 가을을 몰라도 가을은 겨울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럼 익어가는 가을 속에 있는 환갑을 왜 기념해야 하는지, 환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요즘은 환갑이 가까워지면환갑은 무슨 환갑 난 아직 젊은데라며 소홀히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환갑날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부모님께서 주신 귀한 생명을 그동안 잘 지켰다는 보고의 자리이며 이날부터는 하늘이 주신 천명으로 살면서 자손들에게 재산의 상속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재산상속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돈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니다. 부모는 자식들이 고생하지 말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주는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앞서 주어야 할 중요한 재산, 삶의 지혜가 있다. 예를 들어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돈만 자식들에게 상속했기 때문에 형제간의 법정 다툼이라든지, 서로 원수가 되는 비참한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혜의 상속은 우리 가문이 어떤 가문이며,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우리가 부모로서 어떻게 살다 가며, 살면서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인연이 누구인지를 자식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자식들이 이를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다시 물려줄 수 있는 재산이 되는 것이다.

 

격동의 세월 속에 살아온 우리 부모들은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그분들의 마음씀씀이 하나하나와 자식을 향한 사랑과 지혜, 가문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상속받은 우리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재산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당신이 떠나신 후에 기일이 되면 남아있는 가족들이 모여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을 상차림에 올리며지금까지 살아계셨다면 더 잘 모실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재산상속 중에 으뜸이고 그 재산은 큰 열매가 될 것이다.

 

196020세 미만 인구는 850만 명인데 비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48만 명이었다. 그러나 202420세 미만 인구는 채 700만 명이 되지 않는 데 비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00만 명이 넘었다. 202460대는 아직 노인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하다. 건강하기도 하고 아직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체력도 지니고 있다. 여행도 즐기고 스스로 멋을 낼 줄 아는 조금 나이든 청춘이다.

또 환갑에는 퇴직이라는 것이 함께 온다. 인생의 가을에 오기까지 가뭄과 장마, 태풍을 이겨낸 지혜가노인이라는 이름으로 늙어가고 있다. 돈으로 살수도, 학문으로 배울 수도 없는 삶 속의 지혜를 활용할 기회를 주는 사회, 퇴직이라는 것이 인생의 은퇴가 아님을 말하는 사회가 지금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