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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 정부 2기 국정을 이끌어나갈, 이완구 국무총리

   
▲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지난 12일 여당 단독으로 처리를 강행할 예정이었으나, 정의화 국회의장이 야당의 연기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여야 국회의원이 합의한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여야의 첨예한 갈등 속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국회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고, 외형적인 충돌 없이 합의에 의한 표결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올해 국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는 점이다. 이로써 경제활성화 등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현안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완구 총리인준안까지 주요 핵심사안과 이완구 총리가 걸어온 길, 앞으로 넘어야 할 문제에 대해 알아봤다.

충청민심이 보여준 파워
  이완구 총리인준안의 국회 통과까지 다양한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었다. 성남시 땅 투기의혹과 아파트 투기의혹, 본인의 병역문제, 차남의 건강보험료문제, 논문표절, 언론외압 발언 등이 문제가 되었지만, 정작 막판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한 것이 충청권 민심이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문재인 대표가‘호남 총리’발언을 해 충청지역 민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문제의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문재인 대표는 한 발 더 물러서서 여론조사를 제안했지만, 들끓는 충청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총리인준안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조사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반대의견이 높았다. 처음 충청지역에서도 임명 반대의견이 많았지만, 악화된 지역민심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임명을 찬성하는 방향으로 전세가 역전돼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차가 더 높아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임명을 반대하는 의견이 높게 나왔지만, 충청권의 빠른 결집으로 인해 찬반 격차가 줄어들었다.

  여기에는 내년에 치르게 될 총선과 이후 대선에서도 충청 민심이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충청권의 야당의원은 모두 10명으로, 총리인준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1년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곧바로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가 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충청권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 문제가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비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자율투표에 맡기되 반대 권고 결정으로 인해 반대표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더 이상 반대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러한 여파를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거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세 번의 총리 후보를 탈락시킨 것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에게 국정 운영에 협조하지 않고 사사건건 반대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강력한 반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인준안 통과로 인해 이완구 총리는 친박세력을 등에 업고 강력한 국정운정을 주도해 나가는 한편,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 또한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완구 총리가 2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산단내 세라믹 텅스텐. 몰리브덴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전자재료를 방문, 최병덕 대표이사(왼쪽에서 세 번째)등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결코 주저앉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
  이완구 총리는 1950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1974년 제15회 행정고등고시를 합격하면서 홍성군청과 결제기획원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1981년 홍성경찰서장이 된다. 이후 4년간 미국LA 한국총영사관 외교관(내무영사)을 지냈고, 1993년부터는 충북 지방경찰청장과 충남 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최연소 경찰서장과 최연소 경무관으로 승진하면서 전도유망한 행보를 걸어오던 이완구 총리가 장래가 보장된 경찰 고위공무원직을 그만두고 평소 관심이 있던 정치를 시작한다.

  정치에 입문해 민주자유당 충남 청양, 홍성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경기도 교수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후 15대,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게 되지만,‘철새 정치인’논란이 일면서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국 UCLA대 교환교수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2006년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도지사직을 사퇴했으며, 당시 세종시 원안을 주장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 그때부터 이완구 총리가 친박으로 분류되면서 충청권 출신의 첫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총리로 지명되는 등 정치권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원내대표를 지낸 시절 이완구 총리는 세월호특별법 등 원만한 여야협상을 이끌어내며 정치적 소통과 과단성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되어 왔다. 무엇보다 지방경찰청장과 대학교수,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두루 겸직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김종필 총재 이후 사실상 충청권의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됐다. 다소 평가가 엇갈리긴 하지만 이완구 총리의 지금까지 행보가 그의 리더십과 생명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총리인준안 역시 마찬가지다.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물러설 수밖에 없는 여건 속에서 당당하게 총리로 임명됐다. 이는 19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혈액암 판정을 받았지만 1년도 안 돼 병마와 싸워 이겨내고 19대 재·보권 선거로 다시 국회에 입성한 불굴의 생명력과도 연결된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설 연휴 첫날인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 천연동에 거주중인 독거노인 집을 방문해 위문하고 있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한 뒤 방명에 메시지를 남겼다. 이 총리가 작성한 메시지처럼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총리가 되기 위해 우리 사회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발품을 팔아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주었으면 한다.

험난한 여정 속에 야당과의 소통이 중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면서 이완구 총리는 이제 박근혜 2기 정부의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가장 큰 현안은 민생현안을 풀어가면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정·청의 정책조율과 협력을 비롯해 경제활성화 정책과 공직사회 혁신, 공무원 연금개혁,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산재해 있는 민감한 사안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야당과의 소통문제 또한 이완구 총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야당이 인준동의안 표결에 참여함으로써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야당을 어떻게 끌어안고 정책들을 추진해 가는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완구 총리는 이제 국정을 실제적으로 수행하는 책임총리로서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 3년차의 모든 동력을 집중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경제문제를 푸는 것 또한 시급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같은 친박계열이라는 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속도감 있게 전개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 속에서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국민과의 소통문제를 이완구 총리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책임총리로서 국민들의 다양해진 의사를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지도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완구 총리가 원내대표 시절, 야당과의 원만한 협상으로 국회를 잘 이끌었듯이 초당적인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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