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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구

지자체 행사, 탁구공처럼 주고받는 감사패의 의미

기득권 층 시민혈세로 감사·공로패 생색내기

지난 4일 구미시 형곡동 산33-5번지에는 6.25전쟁 형곡동 폭격 희생자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탑 건립 추모제 및 제막식이 거행됐다. 이 위령탑은 민간자본사업보조비 1억900만원과 민간행사사업보조금 1,000만원을 합해 총사업비1억1,900만원 전액 시비가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막식자리에는 구미시 부시장과 형곡동 위령탑 건립추진위(공동대표 손홍섭, 박교상 현임 시의원)관계자와 피폭자 48명의 유가족, 시민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행사는 ‘6.25 전쟁발발이후 66년 만에 구천을 떠돌았던 영혼들을 애도하고 그들의 이름을 조형물에 명각을 해 안식처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 외에도 ‘후대들에게 전쟁의 비극과 참화를 자각케 했다.’는 의미에서 아주 뜻깊은 행사로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추진위 측의 구태에 의해 행사장에 명분이 없는 감사패와 공로패가 탁구공처럼 오가는 관행적 모습이 연출돼 시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먼저 ‘갑’으로 비유되는 구미시는 민간자본사업보조비를 줬다. ‘을’로 비유되는 추진위는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에 맞서 구미시는 추진위 공동대표 2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특히 ‘을’은 3명의 추진 위원들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것도 모자라 탑을 디자인하고 공사를 맡은 모 디자인 대표에게도 감사패를 전달했다.

옛말에 ‘보리 주면 외(참외)를 준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이 시대 말로 ‘돈을 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 된다. 시민들은 ‘탁구공처럼 오가는 감사패라고 해서 상응한 돈을 주고 공사를 맡긴 시공사 대표에게 까지 감사패를 남발하는 이유가 뭐냐’며 ‘탑 공사 시공에 있어 모종의 의혹이 있는 게 아니냐.’는 기득권자들의 구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금오산 산책로에 운동을 나왔다 행사장 모습을 지켜보게 된 J모씨(45. 주부. 송정동)는 “유가족들은 행사를 주최한 기득권자 몇 명에게 감사 할 것이 아니라 세금을 내어 준 구미시민에게 감사를 해야 한다.” 고 당부 말을 했다. 특히 J씨는 “위령탑건립추진위 측의 개별성금이나 후원금이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마당에 전액 시비인 시민의 혈세를 갖고 감사패나 공로패를 만들어 서로 주고받는 잘 못된 관행이 이제는 근절되어야 하지 않느냐”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구미시 관계자는 “지원해 줘야 할 돈으로만 여겨 지원하고 명분 없이 탕진되고 있는 시민의 혈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통상적으로 민간보조금을 지원하다 보면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예산을 줬다고 해서 조목조목 예산의 용처마저 지적하기가 곤란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다른 부서 관계자는 “흔해빠진 감사패나 공로패 보다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가족들에게 위령탑이 새겨진 기념품 하나라도 제대로 챙겨야 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감사패나 공로패는 출향인사가 고향발전을 위한 기금이나 후진을 위한 장학금 등을 기부했을 때 주민들의 마음에 뜻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그릇된 관행을 질책하기도 했다.

한편 아직도 경북도 관내 일선지자체들은 별 의미가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를 개최하며 관행적 감사패나 공로패를 제작해 이를 남발함으로서 시민의 혈세가 마구 탕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혁신적 제도개선이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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