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가 열렸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국의 주요 사찰 주지스님과 각계 불교인사, 외국인 불자 등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한 자리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참석했다.
법회가 시작되기 전 차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남았는데 이때에 마음을 모아 주시니 큰 힘이 된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스님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대화기간 동안 추가도발을 하지 않았다. 미국도 과거엔 대화의 문턱이 높았지만 지금은 북과 대화를 하겠다고 나섰다”며 앞으로도 불교계에서 마음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설정스님은 “대통령께서 민족의 평화에 진정성을 보이니 상대도 신뢰를 갖는 것 같다”며 이 법회가 남북이 하나가 되는 초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후 법회에서 설정스님은 전국 사찰에서 일주일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축원을 올릴 예정임을 밝혔다. 또 4월 27일 정상회담 당일에는 예불 시간에 일제히 33타종을 거행할 계획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설정스님은 “평화통일과 상생을 염원하는 우리 불교계의 간절한 기도”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화쟁의 정신이 한반도에 실현되어 갈등과 분열이 해소되도록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또한 남과 북 사이의 이산가족 상봉, 사회, 경제, 문화적 교류 뿐 아니라 종교적 교류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10.27법난에 대해서는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10.27법난은 1980년 일어난 대규모 불교 탄압사건이다.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0.27 법난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법회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특별한 의식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설정스님이 각각 연꽃 한 송이를 들고 한반도 모형판에 연꽃을 부착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휴전선 중앙에, 김정숙 여사는 휴전선 우측에, 설정스님은 휴전선 좌측에 연꽃을 부착해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한데 모았다.
법회에 이어진 만찬의 마무리 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석가탄신일’이라는 명칭을 ‘부처님 오신 날’로 바꾸었고, 청와대 관저 바로 위에 있는 ‘석불좌상’을 ‘서울시 유형문화재’에서 ‘보물’로 지정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평상시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