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 공 나름, 풋볼(Football)이나 핸드볼(Handball) 공이라면 그 크기를 가늠할 수가 있겠으나 이 나라 정치인들이 부풀려 내 놓고 있는 공(功)의 치적은 한마디로 허풍선이다. 차고 던져버리지도 못할 정치인들의 공 치적 타령에 언론은 복사기가 돼야 하나.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대구경북 예산 폭탄, TK특위 빛났다.’는 언론보도 자료를 통해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현권 국회의원의 활약과 정부여당의 TK챙기기 노력 결과 내년도 대구·경북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고 했다.
구미 을 지역에 사무소를 낸 김현권 국회의원실은 언론보도 자료에서 ‘내년 경북도 예산은 국회예산증액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증액규모3,105억 원 보다 781억 원이나 많은 3,886억 원으로 증액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실은 지난 8월 29일 구미시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가 “대구경북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예산지원 등 집중지원 하겠다”말한데 이어 “지난 11월 7일 당 소속 국회의원 20여명과 대구경북 시도당위원장 및 자문위원 40여명으로 구성된 TK특위, 당대표, 대구시 이상길 부지사, 경북도 윤종진 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예산협의회에서 대구시34건, 경북도127건에 대한 증액요구가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자유한국당 구미 갑 백승주 의원과 구미 을 장석춘 의원실은 ‘2019년도 정부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구미발전을 위해 14건(신규8건, 계속6건)의 사업 국비 1,055억2,000만원(신규증액 216억2,000만원 포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한발 앞서 민주당 측이 내놓은 경북지역예산 증액분에 포함된 내용들을 분리시켜 자신들의 공과 치적에 접목시켜 내 놓았다.
이번에는 경북도가 나섰다. 최근 확정된 2019년도 국비예산에서 도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R&D 분야에 국비 약3천억 원을 확보했다’며 언론보도 자료를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한국당 두 국회의원이 내놓은 공과 치적을 세분해 이철우 지사의 공과 치적에 접목을 시켜 부풀렸다. 여기에 구미시는 장세용 시장의 공과 치적을 예산에 접목시켜 또 부풀렸다.
일련의 공 치적 부풀리기 사태는 '다함께 차차차’라는 유행가의 제목과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예산하나를 놓고 경북도에는 왜 유난히 공신들이 많은 것일까. 국가적 혁신을 주창하면서도 이 나라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의 공과 치적 부풀리기는 아주 상습적이고 관행적이 돼 버렸다.
문제는 유능하고 잘난 정치인과 잘난 관료를 둔 탓에‘경북도가 예산 폭탄을 맞았다’니, 물 폭탄을 받아 여과 없이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은 성능 좋은 복사기가 수십 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