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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구미에 내걸린 ‘물먹은 현수막’

-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트’부지 용인 공식요청
- 정치변수&기업논리에 놀아난 ‘SK하이닉스 러브콜’

21일 SK하이닉스가 ‘총10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클러스트 부지를 경기도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는 중앙일보 속보기사가 나왔다. 새해 들어 정치변수와 기업논리에 놀아난 구미시민의 ‘SK하이닉스 러브콜’이 물을 켠 순간이다.




지난날 작은 소읍구미는 세계적 산업도시로 성장하며 지난 2007년에는 350억불이라는 한국 수출신화를 달성했었다. 이후 지난 2015년 273억 달러, 2016년 247억 달러, 2017년에는 282억7,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 보이다가 지난 2018년에는 다시 259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지난해 초부터 삼성 등 대기업의 핵심파트가 타 지역으로 이전해 가기 시작하면서 구미공단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청년들의 일자리 또한 그만큼 줄어들고 있어 이제는 그 옛날의 구미가 아니다.


모처럼 구미공단경기회생의 시발점으로 비춰진 SK하이닉스 러브콜이 새해 꼭두새벽부터 온 도시를 달구며 시민정서가 하나로 모아지는 듯 했으나 유치열망으로 달궈진 몸짓은 결국 해프닝으로 막을 내려야 했다.



냉엄한 정치변수에 의해 SK하이닉스의 러브콜이 좌절된 정월대보름날, 구미도심전역에는 SK하이닉스를 부르는 수 백 여장의 현수막들이 날비를 맞아 물을 먹었다. SK하이닉스 구미유치는 애시 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집권여당의 정치적 입지와 명분으로 보자면 야당의 성지로 불리는 대경지역이 뭐가 그리 예쁘고 살가워 애써 빚은 큰 떡을 내어주려 했을까.


구미의 경우 장세용 시장과 김현권 의원이 같은 더불어민주당 주자로서 장차 대경지역민의 정서를 아울러 갈 중요한 인사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도 한계가 있는 법, ‘집권당의 큰 그림구도나 경제의 틀은 바꿀 수 없다’는 게 정치 논리적 계산법이었다.


정권을 이어가는 셈법에서, 경기중심 수도권과 자유 한국당의 성지로 불리는 대경권지역간 표밭 차는 天壤之差를 두고 있지 않는가. 이는 곧 구미시가 전력을 쏟아 왔지만 SK하이닉스 구미유치의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다.





‘일자리 걱정 없는 젊은 도시’ 구미가 내건 구호는 옛이야기, 지난해 하반기 실업자직업훈련에서 시 관내 참여지원자가 전년도 대비 50%나 증가했다는 것도 그만큼 구미경제가 어려워 실직과 이직 율이 높다는 반증이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도심상권 열 곳 가운데 두세 곳은 문을 닫았고 식당업소의 경우 자고나면 하나 둘씩 문을 닫아 폐업신고를 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당장 구미의 경우, 장세용 시장은 실현 불가능한 것을 내다 볼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일탈된 시민정서를 아우르고 작은 것을 더욱 소중히 여겨 새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는 새로운 paradigm전략의 구현, 즉 원스텝 투스텝의 기본에 투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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