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과정에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 많고 탈도 많았던 4.15 국회의원 선거가 끝이 났다. 우리국민은 선거전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긴 어둠속에 내려앉았던 자욱한 새벽운무가 점차 걷혀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든가. 이번 선거의 결과를 놓고 승자승전보에 이어 패자비보 또한 연일 매스컴을 타면서 향후 국민의 절대적지지 속에 만석을 획득한 집권당의 정국운영전반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나라 같은 민족끼리 승자와 패자가 무슨 큰 의미가 있으랴마는 우리민족사가 그러했듯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당쟁과 사옥은 각색 연출된 한편의 드라마요 비극의 서사시로 귀결됐다.
여·야를 불문하고 후보의 자질이나 인물보다 당리당략의 기획 각본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장차 국민의 권익신장과 아우름을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지가 미래 한국 비전의 관건이다.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낙선 후보가 선거결과에 불복해 당선자의 부정선거행위와 후보자 허위경력유포행위를 비롯해 후보이전 재직기관에서 발생된 금품수수의혹 등을 제기하고 나서는 선거후유증도 빚어지고 있다.
이는 침묵을 지켜야 할 패자가 선거결과에 불복해 만들고 있는 유언비어가 아닐지 본보 취재기자는 자정을 촉구하기 위해 장일남(1932∼2006)의 예술명곡 ‘碑木’의 노랫말 첫 소절을 알린다.
이 곡은 ‘조금 느리고 슬픈 듯이(Andantino lamentoso)’라는 지시어로 碑木(한명희 작. 1939. 화약 연기가 사라진 전장)의 노랫말을 그렸다. 이어 전장에서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죽어갔던 이름 모를 병사의 전사, 그 묘비에 적막함을 회화적으로 묘사해 ‘죽은 자의 침묵’을 다뤘다.
이는 곧 젊은 병사가 6.25 전장에 참여해 자신의 죽음에 항거나 항의 한마디 못하고 숨져갔다는 비운을 담은 노래로 곡의 시작부에 ‘조금 느리고 슬픈 듯’이 라는 지시어가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 노래의 곡조는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초비상시국에서 국정운영전반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가락과 “국민적 정치의식의 아우름과 치자들의 국익신장을 위한 상생합치를 해 달라”는 낮은 소리를 머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