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통합이전지가 군위·의성지역으로 잠정 발표되면서 지난2016년7월부터 우보단독후보지를 내 놓으며 전 행정력을 집중해온 김영만 군위군수가 지역주민의 반발로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당시 본보 취재진의 눈에 든 것은 군위와 안동을 잇는 4차선 가로에 ‘김영만 군수 물러나라’는 구호가 새겨진 붉은 깃발들이 수백여m에 걸쳐 바람에 펄럭여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주민들의 갈등양상을 보여 줬었다.
당시 찬성과 반대론자의 중심에 서있었던 김 군수에게는 반대론자들이 펼친 주민소환이 쟁점이었다. 이후 지난2017년 법적절차에 의해 김 군수의 주민소환이 각하됐다.
주민소환 각하에서 힘을 얻게 된 김 군수는 공항유치 반대론자들에게 주민투표에서 군민과반이 찬성할 때 공항유치를 결정 하겠다고 설득에 나섰었다.
마침 올해1월21일 통합신공항을 유치하는 주민투표가 실시돼 군위 군민 과반이 찬성표를 던졌다. 김 군수는 그동안 반대론을 펼쳐왔던 주민들의 정서까지 아우름으로서 약속대로 우보단독후보지 유치신청에 나설 수가 있었다.
이러한 과장이 있기까지 김 군수는 ‘갑’의 위치에 있는 국방부 관계자들이 군을 찾을 때마다 ‘을’로서 온갖 정성을 다해야 했다.
실 사례로 지난2019년 5월에는 군위지역 모 한식집에서 군관계자들의 오찬수발을 들며 간부직원들과 그들을 배웅하는 모습이 본보 취재진의 눈에 띄어 조폭집단의 오찬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이 외에도 김영만 군수는 “공황유치와 관련된 일로 군위를 찾은 내빈접대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열과 성을 다 내보였다”는 사실을 군민이 보증을 하고 있었다.
군위군 공무원과 군민들이 눈물겹도록 ‘공을 들인 탑이 무너져 내리다니...,’ 그리고 ‘그 이면에 정치적 계산과 이해관계로 얽힌 술수가 깔려 있었다니...,’
이는 지난6일 군위군청 대회의실에서 대 군민담화문을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김영만 군수가 허점을 찾아드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세 번에 걸쳐 노- 코멘트를 하면서 실과 허의 속살이 드러난 것이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경북도내 22개 시장·군수와 경북도민 270만 중 군위군 인구 수 2만4,000을 뺀 267만6,000 명의 원성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는 끼어들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특히 그는 기자회견 내내 가진 돈을 모두 잃은 것도 억울한데 인구수가 작고 보잘 것 없는 지자체로 업신여겨 왕따 취급을 하고 있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방부관계자, 권영진 대구시장, 그리고 김주수 의성군수에 대해 내심 끓어오르는 진노를 애써 삭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같은 군위군민의 자존심회복과는 달리 최근 경북도는 전행정력을 동원해 군위군을 설득한다며 압박카드를 내걸고 국방부가 무산카드를 꺼내 들었으며 대구시는 제3지역 추진카드를 빼 든 가운데 의성군마저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의 중재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여름 땡볕에 수박장수 두 명이서 수박이 가득담긴 손수레를 끌고 간다. 앞선 사람이 ‘수박 이오’ 하고 큰소리로 외쳐도 수박을 사려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뒤를 따르는 장수가 기죽은 목소리로 ‘내 것도’ 하고 외치자 사람들은 앞선 수박장수는 본체만체 뒤따르는 수박장수의 수박만 사주더라는 일화가 있다.
어쩌면 김영만 군수는 사력을 다해 자신의 수박을 팔려 했으나 별난 사람들은 쪼개 보지도 않은 앞사람의 수박이 덜 익었다며 뒷사람의 수박을 선호하는 참이 된 꼴이다.
밤잠마저 설쳐가며 그동안의 숱한 역경을 이겨왔으나 결과는 ‘군위 때문에 통합신공항이 무산됐다’는 도민의 원성만 사게 됐다. 이러한 처지에서도 군위 군수는 민감하게 파고드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내싸움을 부추기지 말라며 노- 코멘트를 외쳤다.
김영만 군위군수 참 억울하겠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