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 수법이 화두가 되고 있다. 언론에 대놓고 ‘자신이 한 말을 놓고도 상황이 불리해 지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고 시치미를 떼거나 앞과 뒤가 맞지 않는 말 핑계를 예사로이 하고 있다.
‘말이 곧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한 번 내 뱉은 말은 쏟아 버린 물처럼 다시 주워 담지를 못한다는 것을 잘 알 터, 그럼에도 이 시대 치자들의 즉흥적으로 내 뱉는 말들이 때로는 국민에게 깊은 좌절과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정원장으로 발탁된 박지원 내정자는 자신을 발탁해준 인사권자 “문재인 대통령께 충성을 맹세 한다”고 말했다. 국민다수는 그의 맹세가 ‘태극기와 국민에 대한 맹서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의 아부 성을 띤 맹세가 가벼웠고 천박했다’고 비난했다.
사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더불어 민주당의 당규를 거론하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 시중의 상인들도 상도의는 지킨다”고 소신을 말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이 매스컴을 타자 더불어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이낙연 전임총리에 근접하는 국민지지율을 보이는 이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이해찬 당 대표를 면담한 이후 이 지사는 갑자기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 그는 자신이 한말에 변명은커녕 한마디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이는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일명 쌩을 깐 것으로 스스로가 이부지자의 낙인을 자처한 것.
이에 뒤질세라 더불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세종시 연설에서 서울을 일러 ‘천박한 도시’라는 발언을 했다가 서울시민의 거센 반발과 진노를 사는 등 사려 없이 던진 한 마디 말실수에 수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한해의 첫 출발을 알리는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때와 장소를 그르친 조국에 대한 위로 말 한마디 “그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란 말이 국민통합을 갈라놓는 칼날이 됐었다.
국민은 현 정부의 ‘갈팡질팡 말이 오가는 부동산 정책’을 놓고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사려 깊지 못한 정책과 언행의 가벼움이 국민을 혼돈국면으로 내 몬 것에도 성토를 하고 나섰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음식이 없다’고 말하듯 세치 혓바닥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 인사들의 책임 없이 내 던지는 말, 말, 말잔치가 국민통합을 망치고 있다’는 국민들의 원성을 그들은 받아들이고나 있을까.
우리선조들은 ‘남아일언은 중천금이요 일구이언 자는 이부지자’라고 말했다. 이는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선비 된 자의 말과 행실, 즉 언행일치의 큰 덕목이 위정자(爲政者)의 근본이자 도리임을 가르치려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