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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 종전선언

반세기 넘게 북한과 한반도 평화를 연구해 온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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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검은 호랑이띠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도 이어지는 코로나 19 영향은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자 국 우선주의가 득세하면서 대한민국도 스스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필요가 높아졌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3년이 지난 1953년 7월 27일 ‘정전’이 되었다. ‘정전’ 후 7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까지도 전쟁이 종식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종전선언 문제가 남·북·미·중 간에 주요 이슈로 등장하여 논쟁 이 되고 있다. 종전선언과 평화는 어떤 의미인지 북한 전문가 박재규 경남대 총장에게 신년 특별 대담을 요 청했다. 한국전쟁을 겪지 않은 신세대는 종전선언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 내용을 통해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 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Q 종전선언의 역사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요. 

A ‘종전선언’이 처음 제기된 것은 1992년 발효된 ‘남 북기본합의서’입니다. 이 합의서에 “현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라는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기본적인 방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 및 빌 클린턴 대통 령 제안 등 국내외에서의 산발적인 제기와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지만 관련 논의가 구체화되지는 못 했습니다.  2006년 11월 16일 하노이 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국전쟁종료선언 용 의’를 표명하면서 “핵무기를 향한 야망을 포기하면 우리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경제 인센티브 제공에 착수할 뿐 아니라 북한 사람들과 안보 협의에 들어 가려고 한다는 점을 북한의 지도자들이 새겨듣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2007년 9월 7일 호주 시드니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한국전쟁을 종료하는 평화협정을 김정일 위원장과 공동으로 서명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이후 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설명하고 설득하였습니다. 그 결과, 합의문에 “ 남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구가 포함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뿐 만 아니라 관련국들도 함께 종전선언 논의를 구체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Q 종전선언 제의 의미 및 배경은 무엇입니까? 

A 현재 휴전 상태인 한반도는 언제든지 전쟁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통해 적대관계의 근원을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신 베를린 선언’을 통 해 처음으로 종전(終戰) 논의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 후 이전 정부들에서의 종전 논의와 다르게 실제 전쟁 종식 단계를 의미하는 ‘평화협정’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전선언 논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사실상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은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입구로서 종전선언에 합의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한국의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 회의감을 표시하고 남북관계마저 단절함으로써 종전선언 추진의 동력이 상실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2021년 9월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 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다시금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제안은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이 아니며, 평화협정에 진입하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북미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유지될 수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종전선언 제안이 정전협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Q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A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북한은 전제조건으로 이중기준과 적대시정책을 먼저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시기 상조론을 펴고 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개인적 견해라고 밝히며 2021년 9월 25일 담화에서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 공동 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 수뇌상 봉(정상회담)과 같은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9월 29일 최고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 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이며 이것은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라고 밝혔습니다.  

Q 종전선언에 대한 주변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A 한반도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협력뿐만 아니라 연대 가 필요합니다.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시대가 도래함 에 따라 양국은 자신의 안보이익에 부합하고 영향력 확 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중국과 미국 모두 다 자주의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종전선언에 대 해서 부정적이지 않은 반응입니다. 중국은 9월 22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한반도의 전쟁 상태를 끝내고 휴전 체제를 전환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 프로세스에 중요한 부분…관련국들의 노력을 지지하며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로서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 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미국도 같은 날 국방부 대변 인을 통해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열려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을 통해 한미 간 핵심적인 전략적 구상은 근본적으로 일치하나 “각각의 단계에 대한 정확한 순서·시기·조건 에 대해 한국과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미국, 중국, 북한과 다각적인 면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Q 종전선언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내다보십니까? 

A 종전선언은 협의해야 될 조건들이 많기 때문에 우선 남북 간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에 대한 첫 걸음으로 종전선언을 포함한 남북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대화의 장 마련이 필요합니다. 종전선언은 남북한 만의 합의로만 될 수 없기 때문에 전쟁 당사국인 미국, 중국도 해당 선언 추진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한편 북한이 계속해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완전한 비핵화’의 전제조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근본문제에 대해서 정면으로 돌파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 합니다. 조건은 남북 모두 가지고 있으며 조건의 제시가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미 간 비핵화 논의 재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우리 정부 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 시작점이 종전선언이 될 것 입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종전선언 도출이라 는 성과에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2019년 6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북제재의 지속, 코로나19의 확산,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신뢰성 결여, 비핵화 협상의 부 진 등으로 남북관계 단절이 2년 반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조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 아가라.’는 옛말처럼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단절 없이 논의하고, 주변국과 긴밀한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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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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