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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반도체 등 산업기술유출 방지대책‘문제투성이’

산업기술유출 시 ‘즉시’ 신고의무 현장에서는 유명무실, 산업부는 뒷북 과태료
산업부 국내 실태조사 참여율 46%, 해외 실태조사에는 ‘너도나도’ 88% 참여
최근 10년간 반도체 기업 산업기술유출 9건 발생, 산업부는 ‘2건’ 만 파악
“관련 법규 정비 등 전면적 제도개선 시급, 산업기술은 미래세대의 먹을거리”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대한뉴스 김기준기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상웅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산업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산업부의 관리대책은 문제투성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산업기술보호법」 15조는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거나 유출이 발생한 때에는 산업부 장관 및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 ‘즉시’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경우 지난해 3월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됐는데, 산업부는 8월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하고 ‘즉시’ 신고의무 미이행에 따라 5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유사한 사례가 또 다른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기업에서도 있었다.

 

결국 기업의 자진신고나 언론보도가 아니면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산업기술유출 여부를 인지하고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22조에 따라 산업부는 산업기술유출 예방 차원에서 국정원, 산업기술보호협회와 함께 2년에 1번 실태조사를 할 수 있고, CEO와 산업현장인력 등을 대상으로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형식적 주먹구구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아닌지 의심된다.

 

최근 5년간 실시된 71번의 실태조사 가운데 산업부는 주무관 1명이 33회 참석하는데 그쳤다. 

 

반면 해외 사업소의 국가핵심기술의 경우 같은 기간 28번의 실태조사가 이뤄졌는데, 산업부 과장과 서기관 등이 24회 참석했다.

 

산업부가 보유하고 있는 산업기술유출 자료도 현장과는 괴리가 있었다.

 

최근 10년간 반도체 기업에서 산업기술이 유출됐거나 유출 전에 기업이 먼저 적발한 경우는 9건이었지만, 산업부가 파악하고 있는 자료에는 2건에 불과했다.

 

산업부가 기업으로부터 신청받아 국가핵심기술 여부를 판정 기간은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3조에서 15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반도체 기업이 산업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 판정 결과를 받기까지 2~3달이 소요되고 있는데, 이는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소지가 있다.

 

박상웅 의원은 “국내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산업기술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대응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면서 “관련 법규 정비를 비롯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박 의원은 ”산업기술유출은 우리 자식세대들의 미래 먹을거리를 빼앗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둑맞지 않도록 지키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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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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