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제 쪾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쪾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쪾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정치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인간 사회의 가장 중요한 한 영역이다. 정치라는 말의 정의를 보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등의 현상이라 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주권을 위임 받은 자가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정치를 맡아 행하는 사람을 정치가 또는 정치인이라 하고 정객이나 위정자라고도 한다. 그리고 정치상의 의론과 활동이 행하여지는 사회를 정치사회라 하고, 정치계 또는 정계라고도 부른다. 이탈리아의 정치가인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 1527)는 1513년부터 집필하여 사후인 1532년에 발간한 ≪군주론(君主論, Il Principe)≫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아니하는 정치적 권모술수의 타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즉,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반도덕적인 수단도 허용된다는 주의나 사상을 주장했는데, 후세의 학자들은 이를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이라 불렀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성공하면 정의고 실패하면 불의며, 이기면 충신이요 공신이지만 지게 되면 역적이요 반역이
▲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한 나라가 위기를 당했을 때, 위기를 극복하여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충성파와 애국자가 있는가 하면, 개인적 호신과 이익을 위해 자기 나라를 배반하는 반역자나 부역자도 생겨나게 된다. 독일의 히틀러와 같은 희대의 독재자가 지배하는 프랑스나 폴란드에도 이에 동조하여 벼슬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이와 같은 비극적 사태가 일어난 것은 아마 일제 지배하에 있었던 지난 36년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친일파라는 족속이 있다. 일제 식민시대 일본 정책에 동조하여 반민족적 행위를 한 무리들을 일컫는다. 일본의 지배하에 있을 때, 한반도 민족의 행태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극히 소수이지만 국내외서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이고, 둘째는 이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숫자로서 일본에 동조하고 협력하고 있는 친일파들이며, 셋째는 시키는 대로 따르며 그저 생업에만 열심히 종사하는 평범한 일반 백성들로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류이다. 친일파의 경우에도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니, 적극파와 소극파, 시종일관파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이 세상에 진리(眞理, truth)라는 것이 있다. 참된 이치, 참된 도리라고 할 수 있는 진리를 철학에서는 실제적 관계와 사태를 올바르게 표현하고 있는 판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진리는 상대성을 띌까, 아니면 절대성을 띌까? 긴 인류역사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어려운 질문이다. 상대성이란 말은 모든 사물의 부분과 전체, 또는 부분과 부분이 독립하지 않고 서로 의존적 관계를 가진 성질을 뜻한다. 따라서 모든 가치의 절대적 타당성을 부인하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을 상대주의(相對主義, relativism)라 하고, 영원 보편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입장을 절대주의(絶對主義, absolutism)라 한다. 독일의 물리학자였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상대성이론(相對性理論, Theory of Relativity)을 정립하였는데, 이러한 상대성이론에 의하여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소위 사차원(四次元)의 세계를 구성하게 된다. 그래서 질량과 시간은 어떤 경우에도 불변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한반도와 중국에 공히 삼국시대가 있었다. 한반도는 기원전 57년의 신라(新羅) 건국부터 후백제(後百濟)가 멸망한 936년까지의 993년간을 말하고, 중국은 220년의 위(魏)나라 건국부터 280년의 오(吳)나라 멸망까지의 61년간을 일컫는다. 이러한 삼국시대를 대상으로 한 역사서와 소설 등이 두 나라에 많이 집필되어 오늘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려 인종(仁宗) 때의 김부식(金富軾,1075~1152)이 기전체(紀傳體) 형식의 정사인『삼국사기(三國史記)』를 1145년에 50권 10책으로 편찬하였고, 역시 고려조 충렬왕(忠烈王) 때의 명승 일연(一然,1206~1289)은 야사인『삼국유사(三國遺事)』를 5권 3책으로 묶어 1285년에 내 놓았으며, 편년체(編年體) 형식의 역사서인『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는 조선조 세조(世祖)때 시작하여 성종(成宗) 때에 와서 서거정(徐居正,1420~1488)과 노사신(盧思愼,1427~1498) 등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모두 14권 7책으로 되어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일찍이 진(晋)나라 진수(陳壽. 233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진(秦)을 위시한 한(韓)·위 (魏)·조(趙)·연(燕)·제(齊)·초(楚)의 6국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던 시대였다. 이 때 소진(蘇秦, ? ~ 317 B.C.)이란 변설가가 여섯 나라가 동맹하여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공수동맹(攻守同盟)의 외교 전략을 주장하였으며, 이에 동조하는 나라들이 많았다. 얼마 후 장의(張儀, ? ~ 309 B.C)라는 책략가는 이와 반대로 6국이 횡으로 연합하여 진을 섬기도록 해야 한다는 외교책을 주장했으며, 여러 나라가 이에 참여하였다. 앞의 소진의 전략을 합종책(合縱策)이라 하고, 뒤의 장의의 책략을 연횡책(連衡策)이라 불리고 있다. 세월이 흘러 기원 전후에 일어난 로마는 유럽의 거의 전부와 아시아의 서쪽인 중동 및 아프리카의 북쪽 지중해 연안 국가들을 거느리는 대제국이 되었다. 그리하여 로마에 저항하는 나라는 로마군단에 의한 멸망을 면하지 못하였으며, 따라서 모든 국가는 로마의 지배와 로마의 통치를 받으면서 자기의 안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일반적으로 통합이 분열보다 낫고, 통일이 분단보다는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쪼개지고 갈라지는 것보다는 뭉쳐지고 합쳐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자연의 진화나 인류의 변천을 보면 통합보다는 분열의 역사였고, 통일보다는 분단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 덩어리의 가스가 빅뱅이라는 대폭발을 일으켜 수많은 은하계를 이루고, 거기서 다시 많은 태양계를 형성했으며, 그 속에 모두 1경(京)에 가까운 별들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리고 45억년 전에 출현한 우리 지구에 생물이 서식하면서 그 종(種)은 점점 다양화되어 왔고, 인간사회의 인종과 직종도 점차 이질화되고 세분화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란 동물은 분열을 선호하고 조장하는 본성을 갖는 한편으로 이를 다시 통합하고자 하는 욕구와 노력도 함께 갖고 있다. 분열 또는 분리라는 말은 하나가 찢어져 갈라지는 것을 일컬으며, 인간사회에서는 어떤 단체나 집단이 여러 파로 갈라지는 현상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통합 또는 통일이라고 함은‘여러 개를 몰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로마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장군이자 정치가는 아마 가이우스 줄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102~44 B.C.)일 것이다. 카이사르, 곧 시이저는 기원전 58년부터 갈리아 전쟁에 참여하여 승리로 이끌고『갈리아전기(Galia戰記)』라는 전쟁기록사를 기원전 51년에 발간하여 문필가로서의 명망도 더 높였던 것이다. 로마로 돌아오라는 원로원의 소환명령을 받은 카이사르는 이에 불복하고 이탈리아 북쪽의 동서로 흐르는 루비콘(Rubicon) 강을 건넜다. 다소 불안해하며 도강하는 4,500여 명의 군인들에게“앞으로 나아가면 영광이 기다리지만 뒤로 물러서면 죽음이 기다릴 뿐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Alea iacta est).”라는 말로써 용기를 주어 로마를 점령하였고 독재관이 되었다. 카이사르는 기원전 47년에 폰토스(Phontos) 왕국을 점령하고 나서 원로원에 보낸 보고가‘왔노라(veni), 보았노라(vidi), 이겼노라(vici)’라는 세 마디로 되어 있었
▲ 김안제쪾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쪾서울대학교 명예교수쪾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새마을정신’으로 돌아가자 참다운 진리는 언제나 변하지 아니하고 위대한 사상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만인을 공감시킨다. 오랫동안 영광과 번영을 유지해 온 국가는 일관된 철학과 이념을 갖고 있고 국민이 함께 하는 규범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였다. 금년으로 40여 년의 연륜을 맞이한 새마을운동은 가난을 벗어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며 우리의 의식을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누구나 부인하지 못한다. 특히 빈곤과 낙후의 ’70년대에 국민의 의지와 노력을 건전한 방향으로 결집하였고, 근대화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국가통치의 이념이자 국민생활의 정신으로 깊은 뿌리를 내렸다. 그리하여 국민 모두는 하나의 기치 아래 뭉쳤고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려는 의지와 의욕이 충만했다. 설혹 ’80년대 부조리와 노선이탈, ’90년대 침체와 국민적 외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이룩한 공적과 면면이 이어져 온 새마을운동의 기여를 함께 고려하면 과(過)보다는 공(功)이, 실(失)보다는 득(得)이 훨씬 더
狐假虎威 호가호위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빌어 제 위엄으로 삼다 중국 위(魏)나라의 초선왕(楚宣王)때 생긴 이야기다. 당시 위나라에는 삼려(三閭)라는 세 집안의 세도가가 있었는데, 그 우두머리는 소해휼(昭奚恤)이라는 사람으로서 정권과 군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이 어전회의에서 이웃 나라들이 우리나라 소해휼을 두려워하여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냐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아무도 소해휼이 무서워 대답을 못하는데 강을(江乙)이란 신하가 나서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느 산에 영악한 여우가 한 마리 살았는데 한 번은 호랑이를 만나 잡아먹히게 되었습니다. 여우가 이르기를‘나는 하늘이 내린 백수(百獸)의 왕이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잡아먹으면 큰 천벌을 받을 것이오. 의심이 나면 나와 함께 다른 동물들한테 가보면 알 것이오. 모두 나를 보고 무서워 도망을 갈 것이오.’하였습니다. 호랑이는 다소 의심이 났지만 확인하기 위해 여우 뒤를 따라 동물이 모인 곳에 갔더니 과연 모두 놀라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기도 겁이 나서 멀리 달아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웃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두려워하는
▲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본지 편집기획위원장 우리를 감격케 하는 것들 오늘의 세태가 삭막하고 무질서하며 부도덕하다고 한탄하지만 많은 사람은 인정스럽고 예의가 바르며 도덕적이다. 우리를 낙담시키고 슬프게 하며 실망시키는 일들이 적잖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를 기쁘게 하고 흐뭇하게 만들며 감격을 주는 일들도 자주 대하게 된다. 청소년들의 탈선과 방황이 크게 문제시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복장이 단정하고 언동이 예스러운 학생이나 청소년을 만나면 더 없이 대견스럽고 흐뭇하다. 더욱이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깊고 어른을 공경하며 학업에 전념하는 모범이 되는 학생을 대하거나 그런 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감격하게 된다. 남들이 모두 피서나 휴양을 취하는 무더운 여름철에 구슬땀을 흘리며 일에 열중하고 있는 농민이나 노동자, 그리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엄동설한에 국토방위의 성스러운 임무를 띠고 전선을 지키는 국군용사들은 우리들을 감격케 만든다.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불구의 신체를 가진 남편을 정성을 다해 모시면서 알뜰하게 가계를 꾸려나가는 가정주부를 볼 때, 그리고 부족
고대 로마 시대에 야누스(Yanus)라는 종교 신이 있었다. 앞과 뒤로 두 개의 다른 얼굴을 가지고 성문이나 집의 문을 지키는 신이었다. 착한 사람에겐 선한 얼굴을, 나쁜 사람에겐 악한 얼굴을 내밀었다. 이 신을 모신 신전(神殿)이 야누스 신전인데, 신전의 문이 열려 있으면 전쟁 중이라는 개전(開戰)을 나타내고, 닫혀 있으면 전쟁이 없는 평화를 나타내고 있었다. 신이 가진 선악(善惡)과 안위(安危)의 양면적 신성(神性)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작가 스티븐슨(Fobert L. B. Stevenson, 1850~1894)이 1886년에 발간한‘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라는 소설이 있다. 지킬 박사라는 순박한 학자가 하이드 씨라는 좋지 않은 사람으로 바뀌어서 나타나는 상반된 양면적 인간상을 대조시킨 소설이다. 인간이 가진 이중적 본성과 그것이 손쉽게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야누스 신이나 지킬 박사는 두 개의 얼굴만을 갖고 있는데, 더 많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 오래 전에 영화로 상영된‘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이다. 성선설(性善說)에
得魚忘筌 득어망전 물고기를 잡고 나서는 고기잡는 통발을 잊어버린다 우리 속담에 ‘도랑 건너고 지팡이 버린다’는 말이 있다. 위험한 도랑이나 개천을 지팡이 덕에 잘 건너고 나서는 이제 필요 없으니까 그 지팡이를 버리고 간다는 말이다. 또한 덫을 놓아 토끼를 잡은 다음에는 그 덫을 버린다는 말이나 사냥개로 하여금 토끼를 잡게 한 다음에는 그 사냥개를 솥에 삶아 먹는다는 말은 다 같은 뜻을 갖고 있다. 덕을 본 고마움이나 입은 은혜를 잊어버리는 인간의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처사를 비유하고 있는 이야기다. 중국의 고전 중 하나인 ≪장자(莊子)≫라는 책의 외물편(外物篇)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전자소이재어 득어이망전(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즉, 통발이라는 것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인데 물고기를 잡고 나면 그 통발은 잊어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이 문구의 일반적 함의는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은혜를 저버리는 좋지 못한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지만, 정작 이 책을 쓴 장자의 의도는 좀 다르게 되어 있다. 목적을 이루고 난 다음에는 이에 이용된 수단이나 방법 등은 잊어버리라는 뜻이다. 물고기를 잡았으면 그만이지 그 통